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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뽀케_21.03 / 해리나나

by 내이름은슈 2021. 10. 12.

나는 뽀뽀하고 싶지 않아 KPC랑!!!!

~키스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시나리오~

W. 쿠우

 

KPC 해리 콜먼  PC 나오미 쉼머

KP 시계   PL 퀸

 

2021. 03. 27 (약 6.5 H) _END머였더라

시나리오 링크: https://c-trpg.postype.com/post/9489884

 

러닝타래: https://twitter.com/Tiktoc_/status/1375757371457216513?s=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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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짹짹,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아침을 알립니다.
 
나오미는 핸드폰에 뜬 시간을 확인하고 일어.. 나지 않았어요. 다시 잡니다.
 
...
 
꿈인 걸까요? 형태를 알 수 없는 흰 실루엣들이 당신을 둘러쌓고 있습니다.
 
...음?
 
나오미:?
 
무심코 옆을 돌아보자 당신 옆에 있는 건 다름아닌 맥킨리 핫가이! 전 플레이보이 현 순정남! 나오미 한정 머저리! 해리입니다.
 
???:“우리의 영웅!”
“멋져!” “믿고 있었다고!”
 
나오미:??
 
뭔지모를.. 짜증나는 흰 덩어리들이 둘을 둘러싸더니 마구 박수를 치며 환호하네요.
 
나오미:뭐야 XX...
 
뭘 했길래… 하고 해리를 보면… 얼굴이 점점 가까워집니다… 입술이… 당신의 입술과… 마주하… 이 자식이 미쳤나!
 
퍽!
 
나오미:뭐야 미친놈아!
 
나오미의 말은 닿지 않았어요.
 
당신은 퍽!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눈을 떠보면… 핸드폰이 진동을 하다가 당신을 한 대 쳤습니다.
 
나오미:...XX
 
아침부터 무슨 일인지.. 휴대폰을 보니 알림이 하나 떠있네요.
 
나오미:(알림의 내용을 확인한다.)
 
메시지를 확인하면… ‘뽀뽀해요.’ 라고 적혀있습니다.
 
나오미:? 누가 보낸 거야.
 
메세지를 확인한 것은 안 걸까요? ‘해줄 거죠?’ ‘믿고 있을게요.’라는 메세지가 추가로 오네요.
 
나오미:뭐래. 미친 놈인가...
 
띵동!
 
어떤 미친놈인지, 황당하던 그때 메세지 하나가 더 옵니다.
 
다행히 미친놈은 아니나 이쪽도 양반은 못 되는군요. 해리입니다.
 
해리:“그제 얘기했던거 기억 하지? 삼거리 카페테리아에서 보자. “
 
나오미:(귀찮지만... 일단 답장을 보낸다.)
[ㅇ]
 
해리:[ 천천히 준비하고 나와, 기다릴게. ]
 
나오미:[ㅇㅇ]
[내 아아 시켜놔]
 
해리:[ ㅇㅋ ]
 
나오미:(슬금슬금 침대에서 벗어나 외출 준비를 시작한다. 집어 든 옷은 오늘도 역시 후줄근한 후드티에 청바지.)
 
나오미는 해리와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갑니다.
 
꿈자리는 찝찝하지만 날씨는 화창하네요!
 
Ice Ice Baby가 생각나는 날이에요!당장에 듣지 않으면 손해일 것만 같죠?
 
나오미:(그치. 이런 날씨엔 바닐라 아이스지..)
 
당연스럽게 이어폰을 꽂고,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갑니다. 그때,
 
???:“나오미님!”
“드디어 저희 목소리가 닿았군요!”
 
나오미:?
 
?!
 
이게 무슨소리죠? 앵알거리는 소리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네요.
 
놀라서 이어폰을 빼려고 해도 빠질 일은 없어요. 귀에 완전히 붙었습니다.
 
나오미:??? 뭐냐고 XX
 
나오라는Vanilla Ice 의 목소리는 안나오고 웬 영문모를 소리라니! 환청도 아닌 것 같습니다.
 
시계 (GM):나오미, 이성판정해주세요.
 
나오미:
 
시계 (GM):유후~ 이성치 삭감 없습니다~
 
나오미:(앵알거리는 소리에 약간 빡치기 시작한다..)
 
이어폰을 낀 뒤로 누군지 모를 정체불명의 목소리들은 자기소개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얘기를 합니다.
 
???:“저흰 코로코로행성의 코로코로인이에요!”
“나오미님! 보고 싶었어요!”
“나오미님은 저희의 구원자셔요!”
 
나오미:?? 무슨 개소리야 갑자기..
 
???:"나오미님!!"
"뽀뽀하세요!!!!!"
"제발!!!!!!"
 
나오미:XX 무슨 소리냐고! 알아듣게 말해.
 
???:"쏘 갓 고져스 나오미님 제발~~"
"천사님~~"
 
나오미:미친 놈이 지 하고 싶은 말만 하네.
 
… 영문모를 소리와 함께 온갖 아부를 다 떠는 걸 하는 수 없이 듣다보니 약속장소에 도착했네요. 해리와 마주하는 순간입니다.
 
???:“바로 저분!!! 해리 님과 키 스 해 주 세 요!!”
“저희는 코로코로행성에서 왔습니다! 제발 키스 한 번만 해주세요!”
 
나오미:??? 싫어.
 
???:(ㅁㅊ칼같네)"안돼요 제발;!ㅜㅜㅜ!"
“알랄라 기자입니다! 해리 님과 키스 한 번이면 저희 행성이 구원받아요!”
 
나오미:제발이고 X발이고 싫다고.
 
???:(졸라무서워ㅠㅠ)"
"그래도 키스! 제발! 한 번만!”
 
왱알왱알, 이어폰에서 여전히 복작복작한 소리가 들립니다.
 
나오미:다 닥치고 있어 쫌!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냅다 해리랑 키스를 하라니 짜증나고 어이가 없어요!!
 
시계 (GM):자기도 모르게 소리지른 나오미는 이성판정해주세요. (실패시 1D2)
 
나오미:
(소리지른게 뭐. 1도 안창피하다.)
(뻔뻔)
 
시계 (GM):(강한걸..)
이성피 감소 없습니다
 
해리:...?
 
이어폰 뒤에서 끊임없이 키스하라며 종알대는 와중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해리는 왜 앉지 않냐는 듯 바라보네요.
 
해리:“앉아. 약속 잊고 있던 건 아니지?”
 
나오미:... 아, 어. (평소보다 한층 인상이 나빠 보이는 얼굴로, 털썩 네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해리:"피곤해보이네. 뭐 좀 먹긴 했어?"
 
???:“나오미님! 뽀뽀하기 좋은 날아닌가요?”
 
나오미:(이 XX...) ... 아니. 너한테 문자 받고 깼음.
 
해리:(문자 안했음 안 나왔겠군)
 
나오미:(정답이다)
 
해리:일단 아메리카노 시켜놓은거. 좀 전에 나왔어. (네게 잔을 민다)
 
???:“야야, 가사에 키스만 이백 번 들어가는 노래같은거 없어? 로맨틱하게!!”
"누가 카페 배경음악 좀 바꿔봐!!"
 
나오미:(네가 내민 아메리카노를 길게 쭉 빨아들이자 한껏 올라왔던 화가 조금 가라앉는 것도 같았다. 귓가에 들리는 개소리를 열심히 무시하며... 한 번 더 쭉 들이켰다.)
 
???:“키스 한 번만 해주세요!”
 
해리:좀 나아보이네. 아침부터.. 이젠 낮 다됐지만. 뭐가 그렇게 화가 쌓였어?
 
나오미:...X발! 진짜 안 닥쳐? (네가 하는 말을 듣지 못하고, 귓가에서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개자식들을 향해 다시 소리쳤다.)
 
해리:...
너 뭐야, 지금 통화해?
(귀에 꽂힌 콩나물을 뒤늦게 발견한다.)
나 앞에 있는데 그만 끊지?
 
나오미:(결국 못 참겠는지, 다시 있는 힘을 다해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 보았다.)
 
어? 이상하네요. 아깐 빠지지 않던 이어폰이 빠졌습니다. 일단은 한 쪽만이지만요.
 
나오미:아, XX. 드디어 빠졌네.
 
해리:누구랑 통화하길래 그렇게 욕을 해? 줘봐.(네 손에서 이어폰을 가져오더니 제 귀에 꽂는다.)
... ...? 음?
 
나오미:너도 들리냐? 자꾸 키스하라고 쫑알쫑알 지랄하는 거.
 
이상하네요? 그렇게 종알대던 것들이 조용해요. 이게 뭔지 싶어 서로를 바라보던 그때,
 
???:“!!!!!!!!!키 스 한 번 만 해 주 세 요!!!!!!!!”
 
나오미:???
 
의문의 목소리가 귀청이 떨어지게 외칩니다.
 
해리:?!?
이게 뭐야? 누구야?
누군데 키스를 해달래, 요새 만나는 사람 있었어?
 
나오미:내가 그러는 새끼랑 만날 것 같아? (짜증!)
 
해리:아니 그럼 누군ㄷ
 
???:키 스 해
뽀! 뽀! 해!
뽀뽀 갈겨요!!!! 나오미님!!!
 
나오미:닥치라고 좀 !!!!
 
???:제발!!!!!
 
나오미:X발 !!!!!
 
???:당장!!!! 뽀뽀해주세요!!!!!
 
나오미:(나머지 한쪽 이어폰도 잡아 뺀다!)
 
아쉽게도 이어폰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어..? 그러고보니?
 
해리:이거 왜.. 안 빠져?
 
큰일이네요! 해리에게도 붙어버렸어요!
 
나오미:나도 몰라. X발...
 
???:눈 딱 감고 한 번만 해주시면 안되나요????
저희 행성의 존망이 달렸을지도 모르는데??
 
나오미:싫다고! 그게 내 알 바냐고!!
 
해리:아; 시끄러워 이게 다 무슨 소리야. 사이비아냐?;
 
나오미:몰라, 미친 새끼들... 아침부터 이러잖아!
 
해리:누군데 너한테 자꾸 뽀뽀하래!
 
???:저희는 코로코로인입니다!!
나오미님은 뽀뽀를 해주셔야해요!!!
해 리 님 이 랑 !!!
 
나오미:주둥아리 묶어 버린다 진짜!!!
...야. 솔직히 불어 봐.
이거 니가 꾸민 거 아냐? (해리 노려본다.)
 
???:네가 보기에 내가 이정도 밖에 안 되냐? (이어폰을 빼려는 듯 계속 붙잡고 있지만 빠질 리가 없다)
ㅁㅊ
 
해리:네가 보기에 내가 이정도 밖에 안 되냐? (이어폰을 빼려는 듯 계속 붙잡고 있지만 빠질 리가 없다)
 
나오미:너 아니면 누군데! 아, X같네!!!
 
해리:이런 미친 짓은 안 하거든! 해도 역효과겠다.
 
아아, 시끄러워, 시끄러워요!
 
시계 (GM):정신이 하나도 없어. 나나는 정신력판정해주세요
 
나오미:
(X같지만 정신은 멀쩡하다)
 
시계 (GM):(미친 왤케 잘나오는데
(정신력이 80이네
 
우리의 나나는 정신력이 뛰어나네요!
 
실패하면 권한 뺏어서 대신 외칠라 했는데 못하게 됐어요. 이쯤에서 하고 싶은 말이 없나요?
 
나오미:너네 다 죽어도 쟤랑 뽀뽀 안 할 거니까 다 입 닥쳐.
나는 뽀뽀하고 싶지 않아 저 자식이랑 !!!!
 
해리:...
(마시던 오렌지주스를 뱉는다.)
 
나오미:(여전히 씩씩거리는 중..)
 
해리:아니.. 뭐.. 언제 해달래? 쟤네가 하긴 했지만..
죽어도.. (익숙하지만 충격받았다.)
 
나오미:너도 하고 싶은 거 아니면 닥쳐. (으르릉..)
 
해리:...(하고싶지 않은건 아니지만 닥친다.)
 
해리가 마시던 오렌지 주스를 주루룩 흘리는 걸 보아선 마음의 상처를 입은 거 같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쟤도 딱히 뽀뽀하고 싶진 않을.. 싶긴 할 것 같지만 이런 식으로는 아닐 거라구요.
 
코로코로행성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아까부터 모기처럼 왱알 거리는 소리도 거슬립니다. 뭣보다 이 녀석들 보이지도 않는다고요!
 
근데 어라? 이 녀석들 조용하네요.
 
얼핏 “어쩔 수 없군, 그 방법을 쓴다.”라는 듯한 말이 들렸던 것도 ㄱ..
 
나오미:???
 
방송국:긴급 속보입니다.
 
갑자기 가게 벽의 TV가 켜지더니 속보가 흘러나옵니다.
 
방송국:대사방금 어쩌구 국가에서 실험적으로 생산한 울트라수소폭탄이 발사되어 2시간 뒤에 지구가 파괴될 것입니다. 수소폭탄을 발사시킨 정체불명의 해킹범은 하나의 메시지를 남겨놨는데요. ‘나오미와 해리가 뽀뽀를 하면 수소폭탄이 멈춘다’라고 합니다. 전 세계의 나오미와 해리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은 바로 뽀뽀하시길 바랍니다. 이상 긴급 뉴스였습니다.
 
나오미:??????????
 
해리:허....?
무슨 저런 말같지도 않은..
 
나오미:이... X발새끼들이....
안해.
나 안해. XX. 터뜨리라고 해.
 
해리:...저거 진짜야?
 
나오미:당연히 뻥이지. 진짜겠냐??
 
해리:진짜로 폭탄이라고?
 
나오미:너랑 내가 뽀뽀 안한다고 폭탄이 터진다는 게 말이 돼?
 
“ 진짠데ㅎㅎ ”
 
이제 … 뽀뽀… 할 거죠? "
 
나오미:X발!!! 안 한다고!
 
해리:ㅋㅋ.ㅋ... 진짜 어이가
저 앵커.. 맨날 보던 앵컨데
 
나오미:?? 뭔 소리야. 닮은 사람이겠지.
 
해리:... 그렇겠지.
저게 진짜면 기사같은 것들도 뜰테도.. SNS도 난리날 걸.
 
나오미:당연하지. (코웃음을 치며, 보란듯이 휴대폰을 켜 트위터에 접속했다.)
 
트위터의 실시간 발언 1위는 수소폭탄입니다.
 
나오미:?
 
@dnfi12:[수소폭탄 뭐임? 우리 2시간 뒤에 멸망한다는데?]
 
나오미:이게... XX 무슨...
 
@lov_Jenny:[수소폭탄 완전 평범하게 생겼다.]
 
@fuxxingB_0ss:[아 나 이름 나오미인데 해리랑 키스해야 하나? xx우리 팀장이라고;]
 
해리:..?
 
@lovee__tayler:[나 옆에있던 해리라는 사람이랑 키스함 수소폭탄이 이어준 인연 ㅠ?]
 
나오미:.....
 
?:[단돈 x$면 ‘수소폭탄’보다 어마어마한 코끼리가!(광고)]
 
나오미:(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네 앞으로 척척 걸어가 정강이를 걷어찼다.)
 
해리:?!?!!!!!
 
나오미:아파? 진짜로?
 
해리:(소리도 못내고 정강이를 부여잡았다)
미ㅊ... 야 너..
 
나오미:와.... XX.
이게 무슨 일이지?
 
해리:하...ㅋ..... 진짜냐고..(네 폰을 들어 스크롤을 내리며 난리법썩 떠는 글들을 보았다.)
 
@samsam_234:[유튜브에 위성이 촬영한 수소폭탄 라이브 방송 뜸. 대박 진짠가봐.]
 
나오미:... 사람 진짜 빡치게 하네.
 
해리:(조용히 트위터를 끈다.)
 
나오미:그럼 아까 뭐, 우리가 뽀뽀 안 하면 자기네 행성 망한다고 어쩌구 했던 것도 진짠가?
 
해리:모르겠네. 그래도, 그쯤 되니까 이정도 스케일로 난리를 피우는거 아니겠어.
 
나오미:X같은 새끼들..
뽀뽀 한 번만 해 달라고 엎드려 빌어도 모자랄 판에, 폭탄을 들이밀어? (얼음 아득 씹어 먹는다..)
야. 나 절대 뽀뽀 안 해. 그냥 죽어.
 
해리:ㅋㅋㅋㅋ 전부?
 
나오미:어. 쫄리면 지들이 알아서 폭탄 취소하겠지.
 
해리:너도 너다. 그래, 다 죽이자.
 
의기투합을 하는 나오미와 해리네요. 그러던 중에 둘의 폰으로 메세지가 온 것 같아요.
 
나오미:? (확인한다.)
 
루시: [ 야 나오미, 너 ㅋ 해리랑 뽀뽀하냐? 그새끼ㅋ 계ㅋ탔ㅋ네ㅋㅋㅋㅋ ]
 
해리:...
 
나오미:...
[닥쳐]
 
루비: [ 우리 딸^^ 엄마는 나나 믿어~ ]
 
나오미:[유언은 그게 다냐?]
 
앤: [ 둘이 결혼도 하는 거 아니냐? ]
 
나오미:[X발 닥치라고 했다]
 
주디:[ 생각이 많겠지만.. 믿을게ㅎㅎ ]
 
나오미:아, X발 진짜!
 
해리:(괜히 자기가 닥치고 있는다..)
 
나오미:야, 폭탄 무조건 터뜨려. 이 새끼들 다 제정신 아니야.
 
해리:그러게. 죽을 수도 있는데 남일이지 아주..
 
친구란 것들이 아주 신났습니다. 키스를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은 전혀 못하나보네요.
 
나오미:어. 난 미련 없음. 이러니까 인생은 생각 없이 살아야 돼.
 
해리:(미련이 많이 남는 사람이지만 닥치고 있자)
 
나오미:...그럼 넌, 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거 있냐?
(어쨌든 자신이 고집부리는 바람에 다 죽게 생겼으니.. 약간의 책임감 정도야 느끼는 것도 같았다. 거칠게 머리를 쓸어넘기며 물었다.)
 
해리:왜 없겠어. (널 살피며 뜸을 들였다. 조금 전까지 화만 내던 네게도 죄책감 비슷한건 드는 것 같은데 조금 의외인가.)
공부하던 것도 있고 내년 쯤엔 여행하려고 생각했던 곳도 있고,. (널 보는 낯이 씩 웃는다.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넘기던 손을 끌어와 가볍게 잡아.) 죽기 전엔 네가 제대로 된 연애도 하고 싶어지려나 싶어서 기다려봤는데, 너무 느긋했나 싶고 그러네.
 
나오미:(습관적으로 미간을 조금 찌푸린,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네 행동을 응시했다. 손끝에 낯설지 않은 온기가 느껴진 이후에도 표정 변화는 없었다. 제법 집요하게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꿈도 크다. 니가 당장 취향을 바꿔서 다른 사람이랑 연애하다 폭탄 맞고 죽는 게 더 현실성 있을 걸.
... 당장 할 수 있는 거. 딱 하나만 말해 봐. 같이 해 줄 테니까.
 
해리:(큰 표정변화가 없던건 이쪽도 마찬가지다. 좀 익숙해야 말이지.) 그 말이 맞지. 지금 딱 수소 폭탄 맞고 죽게 생긴 차라.
당장 할 수 있는 게 공부나 여행은 아니겠고.. 데이트나 하자. 두 시간만.
 
나오미:넌 꿈에 왜 이렇게 정도가 없냐. 은행 터는 거나, 하다못해 빚 잔뜩 내서 사고 싶은 거 다 사기라도 말할 줄 알았는데.
(피식 웃고, 잠시 고민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까짓 거, 그러지 뭐. 어디 갈래?
 
해리:너야말로 꿈이 왜 이렇게 불법적인 건데.. (얕게 숨을 내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래도 사고싶은 건 다 사자. 어디든 가서, 명품으로 머리부터 발 끝까지 도배하고 드라이브나 가볼까?
 
나오미:콜. (남은 커피를 쭉 들이킨 후, 씩 웃으며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맘편하게 몰살을 택한 둘은 카페를 나섭니다. 마치 사랑의 도피같네요!
 
근데.. 저게 뭐죠?
 
동명이인이 이 정도로 많았나? 건물 벽의 실시간 전광판이 전 세계에 있는 나오미와 해리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키스하는 장면을 생중계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나오미:와.... XX. (이게 진짜 현실인가?)
 
해리:저런 식으로 보여줘..? 인권 어디갔대..
 
시계 (GM):세계가 둘의 키스에 집중하고있어요! 아무리 나오미라도 조금은 불안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오미, 이성판정
 
나오미:
(ㅋ)
 
시계 (GM):(ㅋ..)
 
나오미:(그냥 X발 어쩌라고.. 싶다)
 
시계 (GM):맞아요. 우리의 나오미는 이딴 거엔 굴하지 않죠.
 
나오미:(물논)
 
해리:가자. 일단은.. 이번에 생긴 쇼핑센터부터.
(쇼핑센터 명품관으로 이동합니다.)
 
나오미:내 전재산은 터나 마나니까, 니 카드 쓰자. (목숨이 간당간당한 순간까지 제법 뻔뻔하다.)
 
해리:.. (뻔뻔함에 감탄하며 웃었다.) 그러자.
아마.. 이 카드 하나는 한도 넉넉하게 해뒀을 테니까, 골라봐.
 
나오미:딱히 갖고 싶은 건 없는데. 나 그거 해 봐도 돼?
여기부터 여기까지 주세요.
 
해리:(ㅋㅋㅋ) 그거일거 같았어. 해도 돼.
 
나오미:(명품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이 없었다. 온통 번쩍거리는 매장들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브랜드에 들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자켓을 집어들었다.)
이거 어때. 이 행거 통째로 달라고 할까?
 
해리:예쁘네. 행거는 받아서 뭐하게?
(반짝거리는 구두들을 훑어보다 네게 시선을 돌렸다.)
 
나오미:이 옷들 다 사면, 그걸 어떻게 전부 들고 가? 행거로 끌고 가는 게 낫잖아.
(그 옆에 걸려 있던 치마도 꺼내들어 거울 앞에 대 보았다.)
 
해리:행거라고 옮기기 편한가. 너 당장 입고싶은거 한벌 차려입고, 쇼핑백은 기분 잔뜩 낼 만큼 들고, 나머지는 차에 옮겨달라 하든가 버려. (계속 쳐다보던 구두 하날 결국 들어보였다. 네가 든 자켓과 번갈아 보다 입꼬리를 휘며 건넸다.) 어차피 두시간이면 입지도 못할 텐데.
 
나오미:아, 그러네. (굳이 가져갈 필요가 없겠군. 짧게 고개를 끄덕이곤 제일 처음 집어들었던 자켓과 치마, 그리고 네게 건네받은 구두를 가지고 탈의실로 들어갔다.)
야, 비싼 옷 입은 나 너무 예쁘다고 갑자기 반하면 안 된다.
뽀뽀해달라고 조르지도 말고.
 
해리:별 걱정을 다하네. 당연히 반하지. (한쪽 눈썹을 까딱이며 기가 차는 체를 해보였다.)
조르는 건 참아볼게. 오늘 나도 같이 질리도록 들은 소리라.
(들어가라는 듯 손짓하고, 기다리는 짧은 새에 직원이 가져와 추천해주는 옷을 받아들었다. 저도 후드는 좀 그렇지? 네가 나오기 직전,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나오미:머리에 힘 줘서 반하는 것도 참아. 너 그럴까 봐 내가 맨날 후드티만 입고 다니는 거라고. 알어?
(장난스러운 투로 대꾸하더니, 곧 자켓 소매를 정리하며 탈의실 문을 열고 나왔다.)
오, 괜찮네.
 
해리:(잠시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방금 힘줘서 참았어. (장난스레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옷도 갈아입었겠다. 하고싶었던 말 하고, 바람맞으로 가자. (네 손에 카드를 쥐어주며)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나오미:(네가 내민 카드를 받아들곤 씩 웃으며 손가락으로 브이 표시를 만들더니, 그 사이에 카드를 끼워 점원에게 내밀었다. 어디서 본 건 많은 모양..)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주세요.
 
해리:멋있다! (아직도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은 놈은 그저 귀엽게만 바라보았다. 양팔에 한아름 안기도 힘들 갯수의 쇼핑백들을 들고, 네게도 쥐어주었다.)
여기서부터 저기까지를 라이브로 다 듣네. 소감은?
 
나오미:(따지고 보면 네 돈인데. 그런 사소한 건 신경쓰지 않는 듯 내가 그렇지 뭐... 라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막상 해 보니까 또 그렇게 엄청난 기분은 아니네. 이제 가자.
 
해리:그래. (거리로 나갑니다.)
 
다시 거리로 나옵니다. 건물 벽의 커다란 전광판에는 수소폭탄과 관련한 이야기만 가득하네요. 그러고보니 지금 시간이 몇시죠?
 
방송국:긴급속보입니다!
 
제한시간까지 정확히 한 시간 남았습니다. 전세계의 나오미와 해라리는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 고지합니다. 현재 키스를 하지 않은 탐사자와 KPC는 총 16명이 남아계십니다. 방금 12분이 되었습니다.
 
방송국:“이제 열 분”
 
나오미:???
 
방송국:“이제 여덟 분”
 
나오미:뭐... 뭐야. 어떻게 아는 건데.
 
해리:??
 
방송국:“네 분”
...
“두 분 남았습니다!!! 아직 키스하지 않으신 나오미 님과 해리님을 취재하기 위해 저희 측에서 헬기를 띄웠습니다. 곧 두 분의 키스를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오미:X발 뭔데..!!
 
해리:뭐?
 
인간의 자유는 죽음 앞에서 없는 걸까요?!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불길하게도 공중에선 헬기 소리가 들립니다. 헬기에선 확성기로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방송국:“아아! 나오미, 해리 님께선 빠르게 키스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CoC 방송에서 나왔습니다! 당장 키스해주세요!”
 
해리:이런식으로 찾아온다고?;
 
나오미:(X발, X발... 오만육백 번 정도 욕을 내뱉다, 결국 네 손목을 낚아채고 급히 인파 속으로 숨어들었다.)
야, 정신 놓고 있지 말고 빨리 숨어!
 
해리:어. (널 따라 사람들 사이로 들어간다.)
 
시계 (GM):인파 속으로 숨어든 나오미와 해리는 은밍행동 판정해주세요.
 
나오미:
(거의 닌자)
 
해리:
(휴)
 
다행히도 무사히 숨어든 것 같습니다.
 
조금은 시간을 번 것 같아요. 어떻게든 이어폰 너머 모기들과 협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해리:(이어폰.. 존재를 잊고있었다.)
 
나오미:(과연 협상한다고 그놈들이 들어쳐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제 이어폰을 툭툭 건드렸다.)
야. 나와 봐.
 
???:"드디어 뽀뽀해주시는건가요?"
"꺅!! 뽀뽀해줄건가봐!!"
 
나오미:닥치고, 좋은 말 할 때 저 폭탄 도로 치워.
진짜 주둥아리 한 데 엮어서 태평양에 수장시켜버리기 전에. (협박해 봅니다..)
 
시계 (GM):(ㅋㅋㅋㅋㅋ) 협박 굴려주세요
 
나오미:
(X발..)
 
시계 (GM):(ㅋㅋㅋㅋ..)
 
해리:왜 협박을 해 좋게 내가 말로 한 번 설득해볼게.
 
나오미:(협박이 안 통하다니... 자존심 살짝 박살남)
 
해리:
(ㅋ)
 
나오미:아오 (ㅡㅡ)
 
???:"협박과 설득이라니 그런 알량한 잔재주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거라 생각하시나요?!!!!"
" 절 대 "
" 뽀 뽀 해 주 세 요 !!!!!!!!! "
 
나오미:(끈질긴 시발XX들)
안해 !!!!
 
코로인도, 이 둘도 참 끈질기네요..
 
방송국:“ 여기있다!! 카메라 전부 끌고와! “
 
어느 기자의 플래시가 둘을 비춘 순간, 전광판의 앵커가 지구멸망 30분 전을 외칩니다!
 
결국 카메라에 잡힌 두 사람은 앵커를 밀어내고 전광판에 대문짝만하게 올라갑니다.
 
전 세계에서 전.꾸(전광판 꾸미기)를 해서 전광판이 샤방샤방합니다.
 
나오미:X발...
 
해리:와.. 이젠 그냥 놀랍다..
 
나오미:안 해. 뽀뽀 안 한다고!!!! 다 뒤지든가 !!
 
해리:(나오미를 쳐다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보고.) 그래요. 안 해.
솔직히 이쯤되면 얘가 먼저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안 한다는데 어떡합니까. 나도 안 해요.
 
나오미:(너와 뽀뽀를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않은 거지만, 이렇게까지 들들 볶으니 이젠 자존심 때문이라도 절대 하기 싫었다. 미간을 힘껏 구기며 자신들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이글이글한 눈으로 응시했다.)
알아들었으면 꺼져!! 가서 관짝이나 사 두라고!
 
해리:(저 자존심.. 알고는 있었지만 진짜 대단하다 생각했다. 진짜 오늘 죽는건가. 시선을 흘기다가 아무렇지 않게 고갤 기울이며 맞장구쳤다.) 그래~ 사두라고.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나요? 그렇지만 세계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죽고싶은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대통령:아아, 대통령입니다. 두 분에게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해리:.....
 
나오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아 진짜 미친 새끼들..
 
두 분이 키스를 하시면 뉴욕 빌딩 다섯 채를 약속드리겠습니다.
 
나오미:(움찔..)
 
해리:(힐끔)(여기서 움찔을 하네)
 
대통령: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이 달렸습니다.
부디
저희의 내일을 지켜주세요.
 
나오미:(거리 주변에 서 있는 높은 빌딩들 흘긋, 해리도 흘긋 쳐다보고... ... 결국 고개를 저었다.)
... 왜 나만 가지고 지랄이야!!!!
코로코론지 콧구멍인지 걔네한테 가서 따지라고!!
 
해리:(우리만은 아니긴 한데)
(네가 고개를 저은 뒤 카메라에 대고 소리치는 것을 그저 들었다. 여즉 빙글거리던 낯이 생각이 많아지는 듯 차분해졌다.) 이제 15분.. (무어라 중얼거리는 듯 싶더니 고개를 돌려 널 바라본다. 카페에서 잡았던 손을 다시 한 번 감쌌다.)
..그냥, 안 할래? 네 자존심 알고 네가 싫다면 나도 안 할거지만.
알지? 전부 사라지는 거야, 너도 나도.
... (조금 머뭇대는 듯 싶더니 금세 다시 입을 연다.) 의미 안 담을게. 내가.. 그렇게 싫어?
 
나오미:(진짜 미치겠네. 죽는 게 뭐 대수라고 얘까지 이러냐, 싶은 생각 뿐이었다. 차라리 평소처럼 태연하게 뽀뽀하자고 들이대면 욕이라도 한 마디 해 줄 텐데. 저렇게 머뭇거리면서 물으니 아무리 저라도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치사하고 더러우니까 그냥 해버려? 아니 그럼 내 자존심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민하다, 이내 네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 너 안 싫어. 잠깐 닿는 것도 못 견딜 만큼 싫었으면 애초에 만나 주지도 않았겠지. 그래서 더 안 돼. 이렇게 더러운 기분으로 너한테 입술 갖다 대고 싶지 않아.
사과도 안 할 거야. 내 잘못 아니니까. 욕하고 싶으면 그 콧구멍들이나 욕해.
 
해리:(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에 훤했다. 약간의 미안함과 자존심사이를 저울질 하는 대충 그런 고민이겠거니, 어느 쪽을 골라도 이상하지 않겠거니 생각했다. 결국 택한 건 자존심이었다. 놀랍지도 않았다. 저 지랄맞은 성격마저 좋아한 제가 문제였다. 물론.. 그 이유는 다소 의외였지만 넌 언제나 제 예상을 비껴가게 해왔으니 단지 익숙하게, 눈을 가늘게 휠 뿐이었다.)
사과를 왜 해. 기분 좋을 소리만 들었는데.
(분명 네 나름의 존중일테라 멋대로 짐작했다.)
뽀뽀 한 번이 싫어 죽고 말겠단 소리가 얼마나 우습고 현실감 떨어지는 소린지 모르겠는데, 어쩌냐 네가 그러고 싶다는데.
 
나오미:왜. 후회해?
난 분명 나 좋아하지 말라고 여러 번 말했어.
이런 인간 좋다고 쫓아 다닌 네 잘못이니까, 견뎌.
(내뱉는 말의 내용과는 달리 왜인지 입꼬리는 조금 올라가 있었다. 죽일 테면 죽이든가. 역시 끝까지 뻔뻔했다.)
 
해리:견딜만 해. 아직은. (지금 분명 웃을 상황 아닐 텐데. 순간에 맞지 않는 저 당당하고 뻔뻔한 표정에 속절없이 웃고 만다.)
 
지구멸망까지 2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어폰 너머에서 질린다는 듯이 야유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휴대폰 알림창에는 아직 포기하지 않고 둘의 뽀뽀를 기원하는 이웃 국가들의 메세지가 쌓여듭니다.
 
나오미:난. 뽀뽀하고. 싶지. 않아. 이. 자식이랑.
(질린다는 듯,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 마디 끊어 똑바로 말해 주었다.)
 
그래요. 더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네요.
 
정말 수소폭탄은 지구를 향해서 하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내일의 태양을 보지 못하고 멸망하겠지요.
 
전광판에선 앵커가 눈물을 흘리며 카운트다운을 외칩니다.
 
5
 
나오미:(울든지 말든지.. 여전히 혼자만 태연하다.)
 
방송국:(끝까지독한인간..)
 
4
 
3
 
2
 
1
 
쿠웅!
 
소리가 지구를 강타합니다.
 
이제 모두 녹아내리고 끔찍한 고통 속에서 지구가 멸… 망…
 
하는 줄 알았는데?
 
폭탄이 강에 떨어져놓고 터지지 않습니다.
 
해리:…?
 
나오미:??
 
어리둥절할 때 귓가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에고! 겨우 재해킹에 성공했어요! 울트라수소폭탄은 터지지 않을 거예요!”
“미안합니다 지구인분들! 그렇지만 우리 코로코로인들이 전부 지구의 파괴라던가 지구에서 실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게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해리:...뭐? 안 터진다고?
 
나오미:(여전히 물음표가 떠 있는 얼굴로 귓가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듣다, 곧 헛웃음을 지으며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해리:(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난리를 피워놓고 털어지기 1초전에 재해킹? 그냥.. 어이가 없다.)
 
나오미:...내가 만약에 쟤랑 뽀뽀했잖아? 우주 끝까지 쫓아가서 너희 싹 다 갈아마셨어. (매우 진심이다.)
 
해리:진짜 그랬어. (진심으로 그럴거라 믿고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많이 늦은 대신 전 세계 사람들이 이 사건의 기억을 잊도록 도와드릴게요!”
“마지막까지 견뎌내신 두 분을 위한 선물이에요!”
 
나오미:당연히 그래야지... 어디다 대고 생색이야? (싸늘..)
 
해리:이건 많이 다행이네. 살았어도 사람들 다 죽였다고 사회적 죽음을 면치 못했을 텐데.
 
나오미:(여전히 싸늘한 얼굴로 다시 머리를 쓸어넘긴 후, 이어 들린 네 목소리에 바닥 언저리에 있던 시선을 끌어올리더니, 이번엔 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해리:(한결 편한해진 얼굴로 시선을 맞추었다. 얜 좀.. 짜증났으려나, 하고 눈치를 살살 살피면서.) 음.. 왜, 허무해서 별로 기쁘진 않나?
 
나오미:(대답 대신 그저 계속 응시하다, 이내 한 걸음 성큼 다가가 네 옷깃을 단단히 쥐고 확 끌어당겼다.)
내가 이긴 거다. 배나 실컷 아파 보라지.
(이어 툭 맞닿은 입술. 한동안 떼지 않고 제법 깊게 맞물렸을 것이다.)
 
해리:(옷깃을 붙잡히고, 입술이 닿자 눈만 깜박였다. 피식 웃으며 눈꺼풀을 깔기가 곧이었을 테고. 네 위로 손을 겹쳐잡고 자세를 낮추고 고개를 기울였다. 살짝 떨어졌다 사근히 코앞의 널 보았다. 조심스럽게 눌러쥐는 손이 마냥 솔직하다. 퍽 반반한 눈매가 휘며, 다시 짧게 살을 붙였다 떨어진다. 이긴 건 여러모로 본인같았지만 오늘 중 처음 기분좋을 앞에서 입방정 떨 건 없겠지.)
걔네, 배 많이 아프겠네.
 
나오미:(한 번 더 입술이 닿았다 떨어지는 와중에도 역시나 별다른 거부는 없었다. 기분이 제법 좋은 모양이었다. 곧 입꼬리가 시원시원한 곡선을 그리며 말려올라갔다.)
너도 어디가서 나랑 뽀뽀했단 소리 하지 마라. 앞으론 얄짤도 없어.
 
해리:뭘 뽀뽀가지고 그래? 피차 그런거에 의미두는 타입은 아니지 않나.
(무게를 담아 쥐던 손을 부드럽게 놓으며 눈썹 사이를 좁혔다. 의미는 제가 둘게 분명했지만 아닌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여즉 여유롭기만 했던 척이나 한다.)
 
나오미:너랑 나니까 안 되는 거잖아. 아까 미친 놈들이 문자 보내는 거 못 봤어?
(상상만 해도 진저리가 나는 듯.. 잠시 미간을 구겼다.)
... 아무튼, 하지 마.
 
해리:아. (완전 잊고 있었다.) 걔네 기억도 날아갔을텐데.. 여튼 그래, 안 해. 내가 언제 네 말 싫다하는 거 봤냐.
됐으니까 드라이브나 가자.
 
나오미:(그치. 그건 못 봤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먼저 발을 떼었다.)
 
...
 
뽀뽀는 하지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모두 무사합니다.
 
전 세계의 2시간이 홀라당 기억 속에서 날아갔고,
 
나오미와 해리는 지구가 터져도 둘이 키스는 안 할 거라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간직한 채…
 
내일의 태양을 약속받습니다.
 
나오미 생존, 해리 생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