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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 ME! YOU LOVE ME?_20.11 / 해리나나

by 내이름은슈 2021. 10. 12.

TELL ME! YOU LOVE ME?

W. 탄화

 

KPC 나오미 쉼머   PC 해리 콜먼
KP 퀸   PL 시계

 

2020. 11. 11-15 (약 15H)

Ending. I LOVE YOU!

 

시나리오 링크: https://trpg-car.postype.com/post/6810200

러닝타래: https://twitter.com/Tiktoc_/status/1326462718895771648?s=20


TELL ME! YOU LOVE ME?
 
kpc 나오미 pc 해리
 
TELL ME! YOU LOVE ME?
 
도입
 
해리는 오늘도 평범했던 학교 생활을 마쳤습니다.
 
시선 끝에는 언제나 나오미가 있었고, 해리가 나오미를 짝사랑 하게 된 지도 벌써 [46 일] 째입니다.
 
어린 나이에 무슨 사랑이냐고 선생님께 뭐라고 한 소리 들은 적도 있지만… 그건 어른들이 모르는 겁니다!
 
나오미를 감상하는 데에 빠져 있다 보니, 나오미는 어느새 집으로 갈 준비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합니다.
 
단둘이 함께 하교하며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까짓거,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해리는 나오미에게 말을 걸어 보기로 합니다.
 
해리:오늘 끝나고 뭐해?
 
나오미:오늘? 알바 가는데.
왜.
 
해리:잘 됐네. 나 그쪽에 볼 일 있는데.
같이가자. 데려다줄게.
 
나오미:(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픽 웃고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섰다.)
됐거든. 루시랑 놀다 갈 거야.
 
나오미는 자기 할 말만 끝내고는, 그대로 홀연히 교실을 나가 버렸습니다.
 
해리는 혼자 하교하면서도 나오미를 떠올립니다.
 
나오미는 늘 자기 좋을 땐 쉽게 곁을 내어 주다가도, 어떨 때는 또 이렇게 까칠하게 굴곤 합니다.
 
그런데 저런 모습도 그렇게 밉지만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자신이 나오미를 꽤 좋아하긴 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던 중, 눈 앞에 나오미의 얼굴이 대뜸, 나타납니다.
 
나오미 .
 
Quinn C. (GM) .
 
TELL L ME! YOU LOVE ME?”
 
kpc 나오미 pc 해리
 
도입
 
해리는 오늘도 평범했던 학교 생활을 마쳤습니다.
 
시선 끝에는 언제나 나오미가 있었고, 해리가 나오미를 짝사랑 하게 된 지도 벌써 [46 일] 째입니다.
 
어린 나이에 무슨 사랑이냐고 선생님께 뭐라고 한 소리 들은 적도 있지만… 그건 어른들이 모르는 겁니다!
 
나오미를 감상하는 데에 빠져 있다 보니, 나오미는 어느새 집으로 갈 준비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합니다.
 
단둘이 함께 하교하며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까짓거,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해리는 나오미에게 말을 걸어 보기로 합니다.
 
해리:나오미, 오늘 끝나고 뭐해.
 
나오미:오늘? 알바 가는데. 왜.
 
해리:잘 됐네, 오늘 그쪽에 볼일있는데.
같이가자. 데려다줄게.
 
나오미:(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픽 웃고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섰다.)
됐거든. 루시랑 놀다 갈 거야.
 
나오미는 자기 할 말만 끝내고는, 그대로 홀연히 교실을 나가 버렸습니다.
 
해리는 어쩔 수 없이 혼자 하교하면서도 나오미를 떠올립니다.
 
나오미는 늘 자기 좋을 땐 쉽게 곁을 내어 주다가도, 어떨 때는 또 이렇게 까칠하게 굴곤 합니다.
 
그런데 저런 모습도 그렇게 밉지만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자신이 나오미를 꽤 좋아하긴 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던 중, 눈 앞에 나오미의 얼굴이 대뜸, 나타납니다.
 
나오미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헛것을 보나? 싶었지만… 그런게 아닙니다 진짜 나오미입니다.
 
나오미:(네 앞으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 채, 씩 웃었다.)
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집에 가는 길이지? 멍 그만 때리고, 같이 가자.
(네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몰래 꼬집어 본 허벅지가 얼얼한 것을 보아하니 꿈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면 볼에 남은 이 촉감은, 정말 나오미의 입술에서 온 것이란 말인가요?
 
당황스러운 마음에 아무런 대답도 못 하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으면, 나오미가 다시 말을 겁니다.
 
나오미:뭐해. 안 가?
 
해리:(네 목소리에 초점을 찾고 널 쳐다본다. 의아한 표정으로) 어, 가.
..가는데, 왜 갑자기?
 
나오미:뭐가? (외려 의아하다는 듯 마주 물었다.)
같이 가기 싫어?
 
해리:(잠시 뜸을 들이는 듯 하다 곧 입매를 휘었다.) 싫을리가. 같이 가자.
 
나오미:(그제야 만족스럽게 눈꼬리를 접어 씩 웃더니, 네 손을 잡고 이끌듯 걸었다.)
 
나오미와 나란히 길을 걷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쪽을 슬쩍슬쩍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일까요?
 
새삼스럽게 가슴이 간질거리는 것도 같네요.
 
해리는 자기도 모르게 옆에 있는 나오미를 훔쳐보게 됩니다.
 
이상하게 자꾸 나오미의 도톰한 입술에 시선이 갑니다… 조금 전 볼 뽀뽀의 여파일까요?
 
나오미:왜. 내 입에 뭐 묻었냐?
 
해리는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나오미는 피식 웃더니 갈림길 앞에 서서 무언가를 잠시 고민합니다.
 
*
 
나오미:나 너네 집 놀러가도 돼?
 
해리:우리집? 지금?
안ㄷ, 아니 되기는 하는,. (매번 무시하다 갑작스레 이러는 상대에 당황스럽기도, 한편으론 솔직히 좋기도하다. 널 빤히 보다가 여전히 의문스러운 얼굴로) 갑..자기 왜. 오늘 뭐 있어?
 
나오미:아까부터 왜 자꾸 갑자기래. 너야말로 오늘 뭐 따로 할 일 있어? (너희 집이야 이미 몇 번 가본 적도 있는데. 네 반응이 오히려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빤히 바라보았다.)
 
해리:(이런식이었던 적은 없잖아..)(조금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한가해 계속. (뒷목을 잠시 문지르며 대답한다.) 놀러와도 되.. 긴하는데, 나 기대해도 돼?
 
나오미:(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적잖이 당황스러워 보이는 네 표정을 그저 순진한 낯으로 바라보았다.)(ㅋㅋ)
(기대해도 되냐는 물음에는 그저 평소처럼 제법 짓궂은 미소를 띠더니, 마음대로 해~ 하고 덧붙이며 앞서 걸었다.)
 
‘도입’ 챕터를 마무리합니다. 정신력 판정해 주세요.
 
해리: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해리의 집
 
잠시 후, 해리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심플하고 잘 정돈된 마당을 지나 집안으로 들어가면, 적당히 널찍한 화이트톤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보이네요.
 
아래층으로는 넓은 지하실도 있는 모양입니다.
 
*
 
나오미:오늘도 부모님 안 계셔?
 
해리:어, 며칠은 계속 안 오실거 같은데.
 
나오미:(네 대답에 가볍게 고개를 까닥이다, 푹신해 보이는 쇼파에 털썩 앉은 후 말을 이었다.)
넌 평소에 혼자 있을 때 뭐 하냐? 이렇게 넓은 집에서.
 
해리:평소에? 게임하거나 누구 데려오거나.. 비슷하지 뭐.
 
나오미:별 거 없네. (오늘따라 유난히 기분이 좋은 건지, 별 거 아닌 얘기에도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린 채 대답했다.)
앞으로 심심할 때는 나 불러. 다른 애 데려오지 말고.
 
해리:(널 의심스러워하는 기색은 점차 멀어진다. 같이 기분이 좋아지는지 살짝 마주 웃었다.) 그래. 너만 데려올게.
 
나오미:약속. 어기면 교장 선생님 핫 요가 비디오 출연하기. (쇼파에 기대어 조금 가는 시선으로 올려다 보며, 능청스럽게 새끼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
 
해리:벌칙 되게 무섭다. 그래 약속. (소리없이 키득거리고는 네 손에 새끼를 끼웠다.)
 
나오미:(걸린 새끼 손가락을 가볍게 두어 번 흔들거리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네 얼굴을 향한 채였다. 눈가를 접어 웃는 얼굴로 잠시 응시하다 곧 네 손을 깍지껴 잡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나 니 방 구경할래.
 
해리:(제게가 아니더라도, 네가 이리 살갑게 웃은 적이 많았던 것 같지 않은데. 생소하고 또 예쁜 낯에, 솔직한 시선이 빤히도 쳐다봤다.)
네가 몸을 일으키자 한 발짝 뒤로 오며 고개를 튼다.) 그래, 올라가자. (더럽진 않겠지.. 중얼거리며 슬 웃고는 계단을 향했다. 곧 제 방 앞에 닿는다.) 먼저 들어갈래?
 
나오미:(여전히 놓지 않은 네 손에서 적당히 기분 좋은 온기가 느껴졌다. 뒤따라 계단을 걸어 올라가다, 이어진 질문에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별다른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해리:(평범한, 비교적 깔끔한 태의 방이 보인다. 마침 어제 치워뒀고. 근래는 여자앨 데려오지도 않았으니 괜히 켕길 것도 없다. 괜히 치운다며 부산떨게 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편하게 구경해. 딱히 볼 건 없지만.
 
나오미:(전체적인 집안의 인테리어와 비슷한 분위기의 깔끔한 방이었다. 지금껏 들어가 본 다른 남자 애들의 방에 비하면 확실히 정돈된 느낌이었다. 마치 제 방이라도 되는 것마냥, 곧바로 침대로 가 털썩 앉았다. 평소 네게서 나던 향기가 이곳에도 은은하게 배어 있는 것 같았다.)
대충 예상하긴 했는데. 역시 내 방보다 깔끔하네.
 
해리:고마워. (옅게 미소지으며 어깨를 짧게 으쓱했다. 옆에 의자를 끌고와 앉곤 등받이 위에 턱을 괴어. 제 침대에 편히도 앉아있는 널 보며 잠시 음을 늘이다 입을 떼었다.)
...아니면 쪽팔리고 말 생각으로 물어보는데.. 너 오늘,. 음.. 아니다. 됐어. (얕게 한숨을 내쉬고는 관자놀이 언저리를 문지르며 일어났다.) 좀 있어. 마실거 가져다 줄게.
 
나오미:(누군가가 공을 들여 잘 빚어 놓은 듯한, 흠잡을 구석 없는 얼굴을 가만 마주했다. 무언가 할 말이라도 있나 싶어 얼마간 조용히 기다리다, 겨우 입을 연 네가 중간에 말을 끊자 곧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네 손목을 붙잡았다.)
뭐냐? 왜 말을 하다 말아. 궁금하게.
나 오늘, 뭐?
 
해리:별 소리 아냐. 괜히 끊으니까 더 이상해졌네. (평범하게 말했음 스무 번도 더 말했던 소릴, 네가 좀 낯설다고 망설인 꼴이 우스웠다. 답잖게 짝사랑 좀 오래했다고 말이야. 찰나에 천장으로 구르는 시선이 자조를 담는다. 잿빛 눈동자를 바라보며 네 손을 고쳐잡자 엄지와 검지 사이에 들어온 가는 손목의 안쪽을 느리게 쓸었다.) 오늘 나랑 자고싶어?
 
나오미:(쭉 생글거리던 얼굴이 조금 뚱해진 채였다. 뭐, 사실 굳이 말하자면 이쪽이 평소의 모습과 더 가깝긴 했지만. 제가 붙잡고 있던 손이 어느새 제 손목을 부드럽게 매만지자 간질거리는 촉감에 결국 입새에서 피식, 하는 웃음소리가 새었다. 그리고 이어진 네 말에는 정말이지 답지 않게, 순간 조금 당황한 낯이 되었을 것이다.)
... 아직 대낮인데. 엄한 소리를 하네. (금세 표정을 갈무리하더니, 내가 그렇게 좋냐? 하고. 평소와 같이 장난스런 투로 덧붙일 뿐이었다.)
마실 거 준다며? 그거나 갖다 줘. 나 목말라.
 
해리:(장난스럽게 돌아온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라면 이해가 됐을 텐데, 다시 의문이긴 했다. 정말 네가 저와 같은 마음이 되기라도 한 건지, 그건 그거대로 믿기 어렵긴 해도. 여하튼 제 착각이 조금 민망해졌지만 아니라면 되었다. 눌러잡던 손을 내려놓으며 뒤를 돌았다. 잠깐 있으라는 말과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
 
나오미:닥터 페퍼 있냐? 있으면 난 그걸로~ (방을 나서는 네 뒷모습에다 대고 제법 뻔뻔하게 덧붙였다. 문틈새로 보이던 인영이 완전히 사라진 후, 곧 짧게 손을 내쉬며 제 뺨에 손등을 가져다 댔다. 조금 낮은 체온이 피부 위로 퍼지자 괜히 머쓱하던 기분도 가라앉는 것 같았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곧 상체에 힘을 빼고 침대에 대충 몸을 눕혔다.)
(손 말고 숨 내쉬며...)
 
해리:(뒤통수로 꽂히는 소리에 픽 웃었다. 차라리 저렇게 뻔뻔하게 나오는게 너 나은 듯도 싶더라. 냉장고 위칸의 캔을 가지고 돌아간다. 좀 전의 높이에서 보이지 않던 널 조금 더 아래에서 찾았다. 일부러 저러나. 누워있는 네게 괜시리 더 인기척을 내며 다가갔다.) 자? 뭐하고 있어.
 
나오미:(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 옆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다시 몸을 불쑥 일으켰다. 정말 목이 마르긴 했던 모양인지 네 손에 들린 음료수 캔부터 쏙 가져오며 대꾸했다.)
그냥. 침대가 푹신하길래.
(시원한 소리와 함께 뚜껑을 딴 음료수 캔을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혀 끝에 닿는 탄산의 따끔한 느낌에 눈을 조금 찡그렸다가, 곧 씩 웃어 보였다.)
여기서 네 냄새 되게 많이 나.
 
해리:(그대로 누워있기라도 할까봐 걱정이었는데, 그정돈 아니라 다행이었다. 저도 캔을 따며 앞에 앉는다. 예쁘긴 참 예뻐서, 목이 말랐는지 서두르는 태를 빤히 쳐다보았다. 얘 하나 꼬시자고 몇날 며칠을 따라 다녔는데, 이렇게 훅 들어오니 평소대로 능청떨기도 어렵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쌩으로 날려먹고 있는거 아닌지. 봐, 이것도 말이다.)
그렇겠지 내 침댄데. (다소 단조로운 콜라를 한 모금 마셨다. 목 아래 어딘가에서 톡 쏘는 감각이 들었다.) .. 나랑 자러온거 아니라며. (그런 말 하지 말라는 듯, 작게 미소지은 낯이 말을 덧붙였다.)
 
나오미:(또였다. 네 제법 직설적인 물음에는 그저 또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거둘 뿐이었다. 사람이 어쩜 이렇게 제멋대로인지.)
...글쎄? 아니라곤 안 했는데.
(답지 않게 당황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그렇게 툭 내던지는 말투가 여느 때와 같이 아주 뻔뻔했다. 이내 침대에서 일어나 네 방을 가볍게 둘러보더니, 네가 앉아 있던 의자 옆, 책상으로 가 걸터앉았다.)
 
♥두근두근 이벤트♥ 발생!
 
[1D2] 굴린 후 정신력 판정해 주세요.
 
해리:
rolling 1d2
 
(
2
 
)
 
 
=
2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정신력 판정 실패. 사랑의 스택이 1 쌓입니다.
 
해리는 어쩐지 가슴이 조금 두근두근 합니다. 부정맥? 그것도 아니면 카페인 하이?
 
나오미:맞다, 나 니 앨범 보고 싶어.
 
해리의 방을 구경하던 중, 기대감 어린 목소리로 나오미가 묻습니다.
 
저런 얼굴로 묻는다면… 없던 앨범도 만들어서 보여 줘야 할 것만 같네요.
 
책장을 살펴 보니, 오랫동안 펴 보지 않은 앨범은 높은 책장의 가장 위, 천장 부분에 다른 물건들과 함께 얹혀 있습니다.
 
키가 큰 편이라 다행이네요. 애매하지만 열심히 손을 뻗으면 밟고 올라갈 의자를 가져오지 않아도 닿을 것 같습니다.
 
해리가 팔을 쭉 뻗어, 책장 위에 놓인 앨범 끄트머리를 잡고 끄집어낸 순간…
 
앨범 위에 대충 얹혀 있던 물건들이 해리를 향해, 와르르 쏟아집니다.
 
나오미:야, 야! 조심!
 
놀란 듯 급히 자리에서 일어난 나오미가 이쪽으로 손을 뻗는 것이 보였지만. 거리가 조금 모자랐는지 닿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잠시 후, 큰 소리와 함께 무릎 쪽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쏟아지는 물건들을 피해 급히 상체를 틀었는데, 하필이면 앞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얼굴에도 말랑한 감촉이…
 
…잠깐, 말랑이라니요?
 
번쩍 눈을 뜨고 앞을 확인하자 조금 놀란 듯한 나오미의 얼굴과…
 
조금 전까지 해리의 이마가 맞닿아 있던 가슴이 (ㅋㅋ) 시야에 가득 찹니다.
 
이성 판정해 주세요~^^ (0/1)
 
해리: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
 
나오미:...정신 차렸으면 이제 좀 비키지?
 
해리:?? 아, 어. ..미안. (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해프닝에, 어색한 낯으로 떨어져 일어났다.)
 
나오미:(최대한 덤덤한 투로 대답하긴 했으나 저 역시 괜히 멋쩍은 기분에 괜히 목을 가다듬었다. 물론 기분탓이겠지만, 가슴이 조금 뛰는 것도 같았다.)
됐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앨범이나 보여 줘.
(평소 성질이었으면 실컷 놀려먹든, 짜증을 부리든 했을 텐데. 당황한 탓인지 의외로 순순히 사과를 받아들이고는, 다시 침대로 가 앉았다.)
 
해리:...아, (적잖이 당황해 머리가 복잡해서인지, 영 이상한 이벤트에 가슴이 두근거려서인지 대답이 계속 느렸다. 이런 일로 두근거리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쏟아진 책과 물건들 사이로 앨범만 가져와 네 옆에 앉았다. 좀 전의 일 탓에 옆에 앉는 것 조차 조심스러워 네 눈치를 살피며, 무릎 위에 앨범을 올려주었다.) 편하게 봐.
 
나오미:(다행히, 아니. 다행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이 상황에 조금 이상한 기분이 된 사람은 저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네가 넘겨 준 앨범을 펼쳐 사진을 구경했다. 얼굴은 그대로고, 몸만 작아진 것 같은 네 어린 모습과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지만... 솔직히 집중은 잘 되지 않았다. 중후반부까지 대강 앨범을 넘겨 보다, 결국 다시 덮어 놓고 네게로 시선을 옮겼다.)
...너, 그. 내일 뭐, 할일 있어?
토요일인데.
 
해리:(제 어린 시절을 다시 보며 즐길 정신은 없어 네 표정만 힐긋거렸다. 그다지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방금 전 일 때문이겠지. 제대로 실수했다 생각하던 차에 다소 희망적인 물음이 들려왔다.)
..완전 없지. 없어.
(있던 약속도 때려쳐야 할 판이었다. 정해진 답인 양 곧 장 내놓은 말은 조급해보이기까지 했다. 멋 떨어지는 제 말에 약간, 아주 약간의 후회를 뒤로하고 가늘게 뜬 눈이 웃으며 널 들여다 보았다.) 놀아주게?
 
나오미:(없는 건 없는 거고. 완전 없는 건 뭐지?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으나, 그 의미는 곧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다. 네 곱게 휜 눈꼬리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이걸로 몇이나 울렸으려나. 그런 잡념을 대강 흐트러뜨린 후 저 역시 슬쩍 눈가를 접고 응, 하는 대답을 내었다.)
나 폰 바꿨거든. 새 케이스랑, 이것저것 사러 가려고.
 
해리:(옅게 띄운 웃음, 짧은 한 마디에 뭐가 내려앉는 듯 했다. 또 다시 반한 듯 해서, 눌러 다문 입 안쪽에서 표정관리를 되내였다. 제멋대로 부리는 성깔 사이로 한번씩 비춰주는 저 낯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냐, 돌아보면 까칠할 때도 좋았었다. 그저 네게는 참 쉬웠던 거겠지.)
케이스랑 이거저거, 좋아. 간 김에 나도 하나 살까.
(미소를 띄고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 관리.. 잘 한 거 맞겠지.)
 
나오미:(네 표정이 잠시 굳었던 것도 같았으나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는 대답에 어쩐지 조금 안도한 듯 보였다.)
그래. 네가 내 거 골라 줘. 내가 니 거 골라 줄 테니까.
(퍽 기분 좋은 투로 대꾸한 후, 곧 무언가 생각났는지 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말을 이었다.)
맞다. 나 이번에 휴대폰 바꾸면서 번호도 바꿨는데. 내 번호 알려 줄게.
(휴대폰 좀 잠깐 달라는 듯, 네게 손을 내밀었다.)
 
해리:(대답이 필요한 말은 아닌 것 같아 입은 다물고 휴대폰이나 꺼냈다. 잠금을 푼 후 네게 내밀어.)
 
나오미:(휴대폰을 받아들고 키패드에 제 번호를 눌러 저장했다. 이름을 적을 때에는 무언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곧 입꼬리를 조금 당긴 채 마저 입력했다. 제대로 저장했나 확인을 해 보려는 건지 저장을 끝낸 이후로도 얼마간 휴대폰 화면을 톡톡 누르다, 곧 네게로 돌려주었다.)
내일 쇼핑 센터 앞에서 두 시. 괜찮지?
 
해리:그래 거기서 보자. 뭐라고 저장했어? (핸드폰을 돌려받으며 굳이 물어보았다. 이름 칸에 두고 무언가 고민했던 것 같았는데. 평범하게 저장했다면 모를까 괜히 조심스러워져서는.)
 
나오미:그냥, 뭐... 나중에 확인해.
(장난스럽게 웃을 때면 꼭 저렇게 미간이 조금 찌푸려지곤 했다. 평소에 쓰던 다 망가져가는 폴더폰이 아닌, 깨끗한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별일이긴 했다. 이전에, 그런 구석기 유물을 왜 아직까지 쓰고 있냐고 다른 친구가 물어 보았을 때는 네 알 바냐며 신경 끄라고 딱 잘라 얘기하더니.)
나 이제 슬슬 가 봐야겠다. 내일 너 만나려면 오늘 할 일이 좀 있어서.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겨들었다.)
 
해리:(뭐라고 저장했길래. 장난스런 표정에 별 거 아니려나 싶어도, 한편으론 기대가 되었다. 그러고보면 전의 휴대폰 하나를 꽤나 오래쓴 모양이던데, 언제 갑자기 바꿨는지. 네 태도나 이상한 해프닝, 바꾼 휴대전화와 같이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었다.)
이렇게 보내려니 아쉽네.
(아주 사소한 일 하나 없,.. 없다고 하긴 뭐하지만 아무튼 없이. 상대를 보내는 일은 드물었으니 제게도 특이한 날임은 맞았다. 입꼬리를 당기며 마주 일어나서는 널 배웅한다.)
그래도, 내일을 기대할게.
 
나오미:(저도 조금도 아쉽지 않다고 한다면 분명 완벽하게 진실은 아닐 것이었다. 웃는 낯으로 배웅하는 네 얼굴을 가만 응시하다, 마주본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에야 문을 열고 네 방을 나섰다.)
내일 봐.
 
‘해리의 집’ 챕터를 마무리합니다. 정신력 판정해 주세요.
 
해리: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치 차감 없습니다!
 
친구(?!)의 연락
 
나오미:나오미를 보내고 혼자 집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던 중,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오미를 보내고 혼자 집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던 중,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휴대폰을 집어들어 확인해 보니 루시에게서 온 문자네요.
 
자신이 나오미를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귀찮게 항상 놀려먹어서, 요즘은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무슨 일일까요?
 
루시:[야 내일 시간 있냐? 화학 과제 같이 하자]
 
*
 
해리:[내일? 안돼 약속있어.]
 
루시:ㅡㅡ 뭐임 나보다 중요해?
 
해리:[ 그런 편이지? ]
[ ㅋㅋㅋ아무튼 진짜 안돼. ]
[ 나오미랑 약속이라. ]
 
루시:?? 나오미?
[뭐.. 어쨌든 안되는 거면 말고]
그럼 클라라 꼬셔야겠다]
[ㅂ]
 
루시는 자기 할 말만 끝내고는 휴대폰을 덮어 버린 것 같습니다. 더이상 문자가 오지 않네요.
 
‘친구(?!)의 연락’ 챕터를 마무리합니다. 정신력 판정해 주세요.
 
해리: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정신력 판정 실패. 사랑의 스택이 1 쌓입니다.
 
조금 전 뺨에 닿았던 나오미의 입술이 계속 생각납니다. 그 입에 키스를 하면 어떤 기분일까?
 
두근두근 데이트♥
 
오늘은 나오미와 쇼핑 센터에서 약속이 있는 날입니다.
 
해리는 일찍 일어나 나갈 준비를 시작합니다.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왜인지 긴장이 돼서 잠을 더 잘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공들여 옷을 고르고, 머리도 만지고, 집을 나서기 전 향수까지 잊지 않고 뿌렸습니다.
 
약속 장소는 쇼핑 센터의 분수대 앞입니다. 오늘은 날씨도 좋네요. 뽀송뽀송한 공기가 피부에 닿고, 따스한 여름의 풀냄새는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분수대 앞에 서서 조금은 긴장한 채로 5분 정도 기다리자, 멀리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나오미의 모습이 보입니다.
 
나오미는 흰 원피스를 입고, 반짝이는 목걸이도 걸고 있습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네요.
 
물론 아름다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맑은 햇살에 반짝이는 나오미를 모두가 힐끔 힐끔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할 정도로요.
 
나오미:일찍 왔네. 오래 기다렸어?
 
해리:(저 멀리서 걸어오는 인영에 시선이 꽂혔다. 평소와 다른 스타일임에도, 익숙한 은빛의 머리칼이 태양 빛에 반짝거려 곧장 너란걸 알았다. 네가 제 앞에 와 말을 걸기까지 한 순간도 피하지 못한 눈을 이제와 깜박인다. 네게 항상 그래왔듯, 눈매를 휘어보이고서.)
아니, 나도 막 왔어. 오늘 예쁘다.
 
나오미:(제게 어색한 칭찬은 아닌데. 이런 상황에 네 목소리로 듣고 있자니 예쁘다는 말이 조금 새삼스럽게 들리는 것도 같았다. 괜히 목덜미를 매만지다, 곧 네 손을 살짝 잡고 이끌었다.)
가자.
 
[레스토랑 / 쇼핑몰 / 영화관 / 미술관 / 서점] 에서 데이트가 가능합니다.
 
어디부터 가 볼까요?
 
해리:일단 살 것도 있고 쇼핑몰부터 갈까?
(쇼핑몰로 이동합니다.)
 
아울렛입니다. 1층엔 로비와 간이 매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간이 매장은 팔리는 품목이 매일 다릅니다. 마침 오늘은 귀여운 악세사리를 팔고 있네요. 휴대폰 케이스도, 키링도 팔고 있습니다.
 
로비쪽에는 큰 무대가 있고, 그걸 중심으로 2층, 3층, 4층까지 동그랗게 뚫려서 무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2층은 캐주얼 매장, 3층은 정장류 4층은 아동복… 총 10층까지 있으며 쇼핑 센터의 옥상엔 정원과 카페가 입점해 있습니다. 거기에 포토존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습니다.
 
*
 
나오미:저기 있네. 휴대폰 케이스. (간이 매장 쪽을 가리키며 여즉 잡고 있던 네 손을 강하지 않게 잡아당겼다.)
 
해리:(화려한 공간에 느긋하게 시선을 돌리다, 잡은 손 위로 가볍게 주어지는 힘을 따라갔다. 진열된 아기자기한 악세사리와 케이스들에 눈을 두었다.)
되게 많네.. 어떤 스타일이 좋아?
 
나오미:글쎄...
(이런 것을 고르는 일에 그다지 취미가 있진 않았다. 두어 번 진열된 물건들을 둘러 보다, 이내 네게로 휙 시선을 돌렸다. 따라 씩 말려 올라가는 입꼬리가 제법 보기 좋았을 것이다.)
니가 보기에 예쁜 거? 대신 골라 줘.
 
해리:그래?
(능숙하게 마주 웃었다. 늘여진 것들을 찬찬히 훑어보고. 색색의 케이스 몇 가질 손끝으로 톡 건들이는 걸 몇차례 반복하다, 조금 탁한 라벤더색의 케이스를 들어보았다.)
이거 어때? 오늘 너랑 어울리는 거 같은데.
 
나오미:(네가 들고 있는 케이스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제가 평소 즐겨 바르는 립스틱과 비슷한 색감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걸 골라 줘도 그냥 그걸 살 생각이었는데. 썩 마음에 들어 저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흘렸다.)
예쁘네. 이거 네 휴대폰에 맞는 것도 있어?
오늘 같이 와 줬으니까, 선물 하나 해 줄게.
 
해리:(제가 든 걸 보며 얕게 띄우는 미소가 싫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
정말? 후한데.
(제 기종의 같은 케이스를 찾았다. 취향에 들어맞는 색은 아니었지만 네가 제 취향이니 아무래도 좋았다. 새로 꺼낸 케이스와 네가 든 것까지 가져가며 함께 들었다.)
그래도, 선물은 내가. 오늘 같이 오자고 해줬으니까.
 
나오미:(일단은 네가 자신에게 시간을 내 준 게 맞지 않나? 싶었으나 이내 저런 식으로 말할 줄 아는 것도 재능이다, 생각이 들어 피식 웃으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러한 행동들에는 완전히 면역이 된 줄 알았는데, 순간 괜히 간질거리는 느낌에 시선은 잠시 네가 아닌 곳을 향했을 것이다.)
너도 뭐.. 살 거 있다고 하지 않았어?
 
해리:음.. 아니, 그건 일단 괜찮아. 대신 옥상에 카페 잠깐 들릴까? 이거 계산하고 올 테니까 잠깐 있어.
(씩 웃고는 계산대로 가 케이스 두 개를 계산했다. 금세 돌아와서는 케이스를 건네려다 말고 시선을 맞춘다)
바로 끼워줘도 돼?
 
나오미:(공연히 목을 가다듬기도 하고, 그새 조금 마른 것 같은 입술을 툭 건드려 보기도 하며 네가 계산을 마치고 오기를 기다리다, 곧 돌아온 네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 그래, 그럼.
(마침 들고 있던 휴대폰의 화면을 켜 무언가를 슬쩍 확인하더니, 곧 네게 건네주었다.)
 
해리:(오늘 넌 정말 예쁘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케이스까지 나눠 끼게 되었으니 여즉 기분이 좋았다. 반듯한 눈매가 나른하게 깔리며 휴대폰을 받아들고, 라벤더색 케이스를 부드럽게 끼워넣었다. 이내 제 것까지 케이스를 바꿔 끼우니 커플 태가 나는 듯 해 조금 더 흥이 오르기도 하고.)
잘 맞네. 자.
(입매가 유하게 곡선을 그리며 네게 케이스를 건넸다.)
(*휴대폰을..)
 
나오미:(같은 휴대폰 케이스가 나란히 눈에 들어왔다. 이럴 생각으로 선물 얘기를 꺼낸 거긴 하지만, 막상 이렇게 보고 있자니 조금 멋쩍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 고마워. 안 잃어버릴게.
(손가락 끝으로 제 입꼬리를 잠시 매만지다 살짝 웃어 보였다. 받아든 휴대폰을 가방 속에 넣어 둔 뒤, 이번엔 먼저 잡는 대신 말 없이 네게 손을 내밀었다.)
 
해리:(말 한 마디 없이 이미 잡고 있던 전과는 달리, 제게 달라는 듯이 내미는 모습니라니 의외였다. 답잖게 민망해하기라도 하는건지. 내민 손이 어색할 새가 없게끔 금방 손을 올렸다. 포개어 감싼 손을 눌러 쥐며 가벼히 웃음소릴 흩었다.)
가자.
(라벤더색 폰을 주머니에 꽂고는, 이번엔 제가 네 손을 느슨히 끌어당겼다. 옥상을 향한다.)
 
나오미:(제가 잡고 있는 것과, 잡힌 것은 손에 닿는 느낌이 제법 달랐다. 그대로 걷다 보니 항상 그랬던 것처럼, 간간이 주변의 시선이 느껴졌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10층을 눌러 옥상을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문 사이로 넓게 펼쳐진 하늘과 탁 트인 공간이 보였다.)
생각보다 엄청 잘 돼 있네. 올라오길 잘했다.
 
해리:(운 좋게 날이 그리 덥지 않아, 기분좋은 공기가 뺨을 스쳤다.)
그러게. 나도 여긴 처음인데. 뭐 마실래?
(사올까, 하며 예쁘게 꾸며진 카페를 가리키며 물었다.)
 
나오미:음... 스무디, 과일 맛으로 아무거나. (시원한 것이면 무엇이든 괜찮을 것 같았다. 네게 대답한 후 카페 근처 테이블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해리:그래. (고개를 끄덕였다. 곧 라즈베리맛 스무디와 아메리카노 한 잔을 가져와 네 앞에 마주 앉았다. 스무디를 건네주며.)
다리는 아직 안 아프지? 여기 미술관이랑 영화관 같은 것도 있던데, 가고 싶은데 있어?
 
나오미:(네가 들고 온 스무디를 받아들고, 빨대를 입에 물었다. 가볍게 빨아들이자 혀 끝에 상큼한 맛이 감돌았다. 네 질문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발로 바닥을 툭툭 두드려 보였다.)
이 정도로, 뭐.
(가고 싶은 데 있냐는 물음에 잠시 음- 하는 소리를 내다, 곧 입꼬리를 조금 말아올린 채 가까이 와 보라는 듯 손짓했다.)
 
♥두근두근 이벤트♥ 발생!
 
[1D2] 굴린 후 정신력 판정해 주세요.
 
해리:
rolling 1d2
 
(
1
 
)
 
 
=
1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1. 나오미의 손짓을 따라 순순히 가깝게 다가가 봅니다.
 
굳이 이렇게 이야기해야 할 장소가 어딜까? 싶은 궁금증에 얼굴을 바짝 가져다 대자… 마침 옆을 지나던 한 아이가 큰소리로 소리칩니다.
 
아이:3. 엄마!!! 저기 뽀뽀해!!!! 으웩!!! 얼레리꼴레리!!!!
 
엄마:대사
쉿쉿! 듣잖니..!
 
큰 소리에 사람들이 이쪽을 흘끔거리네요... 너무 가까이 다가갔던 걸까요?
 
정신력 판정해 주세요!
 
해리: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사랑의 스택이 1 쌓입니다!
 
나오미만 보면 가슴이 저릿합니다. 이게 사랑일까요? 매사 나오미가 생각납니다.
 
나오미:(한바탕 지나간 소란에 눈만 깜빡이며 주변을 둘러보다, 대충 분위기가 정리된 듯하자 조금 멋쩍게 입을 열었다.)
...좀 억울하네. 진짜 하려던 거였으면 모르겠는데.
뭐... 어쨌든. 영화나 보러 갈래?
 
해리:(주변의 시선에 무슨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조용해진 후 네 말이 들리고서야 널 돌아보았다.)
그..러게. 애기가 목소리가 크네. 진짜로 해야할 것 같잖아.
(장난스런 투로 말해. 소근거려야 했던 말이 영화란 건 허무했지만 일단은 긍정의 미소나 지어보였다.)
 
나오미:(네 미소에 마시고 있던 음료를 들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불어온 바람에 머리칼이 날려 가려진 시야를 대충 정리한 뒤, 다시 네게 손을 내밀었다.)
 
해리:(바람이 불고 손이 밀어지기까지 그 일련의 과정을 눈에 담았다. 널 빤히 쳐다보느라 멍청한 표정을 짓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얼굴 앞으로 내려온 머리칼 한 올을 뒤로 넘져주고 나서야 네 손을 잡았다. 자칫 너무 세게 쥘까 조심하며 감싸쥔 손 끝을 주억거렸다.)
(영화관으로 이동합니다.)
 
쇼핑 센터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한 영화관은 주말이라 조금 북적북적합니다.
 
지금 곧바로 볼 수 있는 영화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네요.
 
[1D6] 굴려 주세요!
 
해리:
rolling 1d6
 
(
4
 
)
 
 
=
4
 
확인해 보니 [히어로 영화] 의 티켓이 남아 있네요. 자리도 괜찮고, 시간도 적당하고... 대형 영화사에서 나온 것이니 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나오미:이거 괜찮겠다. 액션 영화 좋아해?
 
해리:그럼. 이걸로 볼까?
 
나오미:(고개를 끄덕인 후, 먼저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카운터의 직원에게 내밀었다. 곧 직원이 건네 준 티켓을 받아들고 극장 쪽으로 향했다.)
한 10분 정도 남았는데. 먼저 들어가 있을래?
 
해리:(함께 극장 쪽으로 향하다 시계를 보고)
10분 정도면 다른데 있기도 뭐하고. 들어가 있자.
 
나오미:(다시 가볍게 끄덕이며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아직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극장에는 사람들이 제법 들어와 있었다. 인기가 많은 영화이긴 한 모양이었다. 발 밑이 어두워 네 손을 쥔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어 꼭 잡고, 좌석을 찾았다.)
 
해리:조심해. (어스름한 조명 아래, 널 살피며 계단을 올랐다. 곧 자리를 찾아 널 안쪽에 앉히고 저도 옆에 앉는다.)
 
나오미:(자리에 앉아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커플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지금 우리도 남들한테는 영락없이 그런 모습이겠지, 싶어 괜히 네 얼굴을 한 번 흘긋 바라보았다.)
이 영화, 전 편 봤어?
 
해리:(전 편이 있었구나. 부제가 붙어있더라니. 생각해보니 비슷한 제목의 영화가 있던 것도 같다. 뭘 보느냐가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서 대충 알았다 했더니.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비스듬히 둔 채로 대답했다.) 음,.. 봤어.
 
나오미:(특별히 대답을 기대하고 한 질문은 아니었다. 그냥, 계속 얼굴만 쳐다보는 건 아무래도 조금 이상해 보일 것 같아서 아무거나 꺼낸 말이었는데. 네 고개가 기울어지는 것을 바라보다, 조금 더 얼굴을 가까이한 채 다시 물었다.)
난 안 봤는데. ...누구랑?
 
해리:... (전 편을 알길래 본 줄 알고 그런건데. 전 편 안 봤다 그러면 괜히 부담가질,.. 얘가 그럴 것 같진 않지만 또 모르니까.. 하여튼,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아갔다. 거기다 누구랑이라니, 봤으면 누구랑 보긴 했겠지만. 오해나 사게 생겼다. 많은 생각이 스쳤는데도 네겐 찰나였겠지. 옅은 미소가 석고대죄라도 하듯 널 곧게 쳐다보았다.)
..거짓말이야 안 봤어. 너랑 이 편 보는게 처음이야.
 
나오미:(눈이 조금 가늘어지고, 미간도 어쩐지 미묘하게 구겨진 것 같았다. 그렇게 잠깐의 정적 동안 빤히 응시하다가, 거짓말이라는 대답에 얼굴을 조금 더 가까이했다.)
진짜?
 
해리:..진짜.
(눈을 느리게 깜박이며 대답했다. 괜히 뱉은 소리가 맞나 보다. 조금 죄지은 것 같네. 코 앞에 닿은 시선을 피하지도 못하고 마주했다. 근데,)
이렇게 가까이 와도 돼? 닿겠다.
(아까 그 애가 또 나오면 어떡해, 웃음기를 머금은 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눈꺼풀이 조금 아래로 깔리다 제 자리로 돌아오고.)
 
나오미:(저렇게 제 눈치를 보는 것을 보면, 진짜라는 말은 거짓이 아닌 모양이었다. 다만 여전히 조금 가는 시선으로 얼마간 더 네 얼굴을 응시하다가, 이어진 말이 귓가에 닿고 나서야 표정을 풀고 상체를 뒤로 조금 물렸다.)
...만화도 아니고. 여기서 닿으면 그건 고의지, 실수가 아니라. (괜히 농담조로 대꾸하고는, 시선을 스크린으로 돌렸다.)
 
나오미와의 거리가 벌어지자, 타이밍 좋게 영화관 내부의 조명이 모두 꺼지고 사람들이 조금씩 웅성이던 소리도 가라앉습니다.
 
드디어 영화가 시작되려는 모양이네요.
 
내용은 나쁘게 말하자면 특별할 것이 없지만, 좋게 말하자면 무난하게 재미있습니다.
 
대형 영화사의 시리즈물이 다 그렇듯이요.
 
화려한 액션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영화는 중반부를 지나고 있습니다.
 
옆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시선을 흘긋 돌리자, 나오미가 이쪽으로 바짝 다가와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입니다.
 
나오미: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 올게.
 
순간 긴장했는데, 다행히 별일은 아니었네요.
 
나오미가 나간 후 마저 영화에 집중하려던 찰나...
 
주머니에 넣어 놓은 휴대폰에서 진동이 느껴집니다.
 
꺼내 보니 루시에게서 온 문자입니다.
 
루시:[뭐하냐?]
 
언제부터 이런 걸 물었다고. 새삼스럽다고 생각하며, 해리는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 속에 넣습니다.
 
영화관에서 휴대폰을 계속 들여다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미가 다시 극장 안으로 돌아옵니다.
 
나오미:내용 많이 놓쳤어?
(상체를 숙인 채 작게 속삭이며, 네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뭐라도 잡지 않으면 자칫 넘어질 것 같아서.)
 
*
 
해리:별 거 없었어.
(어깨 위로 닿는 손끝을 잡고 지탱해주다 네가 자리를 잡고서 손잡이 위로 내려놓았다.)
 
나오미:(네가 받쳐 준 덕에 나름 수월하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잡은 손은 자리에 앉은 후에도 놓지 않았다. 별 거 없었단 말에 태연히 고개를 까닥이면서도, 손가락은 제법 조심스레 움직여 깍지를 꼈다.)
다행이네.
 
해리:(손을 빼며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가던 눈이, 손가락 사이로 얽혀오는 감각을 쫓았다. 네 표정은 확인하지 못하고 그저 깍지 낀 손 위를 두어 차례 엄지로 문질렀다. 이러고서 영화에 집중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온 신경이 네게 간 채, 쳐다보는 화면이 의미없이 흘러갔다.)
 
지금 가슴 부근이 쿵쿵 울리는 것 같은 이 기분은, 극장 안을 가득 채운 영화 소리 때문인지, 아니면...
 
옆에 있는 나오미 때문에 이러는 건지.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정신력 판정해 주세요!
 
해리: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사랑의 스탯이 1 쌓입니다!
 
이름 한 글자 한 글자까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나오미에게 당장 키스하고 싶어요! 허벅지라도 꼬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중반부 이후로는 영화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스크린에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나오미:...슬슬 나갈까? (말 없이 잠시 스크린을 바라보다, 곧 네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먼저 입을 열었다.)
 
해리:..그래.
(분위기가 조금 묘해진 것 같아 말을 고르던 중, 아직까지 꽉 붙잡고 있던 손을 화들짝 놀라 내려놓았다. 그러곤 또 어색하게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슨 일인지, 오늘은 이상하게 심장이 뛰어서 영 초짜처럼 구는 스스로가 꼴사납다.)
(오늘 진짜 왜이러냐.. 네 얼굴을 보자니 자꾸 턱 끝으로 새는 시선 탓에, 아예 옆으로 흘겨버린 고개가 중얼거렸다.)
 
나오미:(네 반응도 그렇고. 어쩐지 주변 공기가 조금 더워진 것도 같았다. 어차피 종일 잡고 다닌 거, 이번에도 먼저 손을 잡긴 했으나 새삼 너무 나갔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허전해진 손으로 공연히 제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걸음을 떼었다.)
 
조금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극장을 나서자, 같은 관에서 함께 나오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해 주세요!
 
해리:
Liste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33
판정결과: 실패
 
ㅋㅋㅋㅋㅋ .....
 
행인1:영화 진짜 재미 없다. 이런 영화가 다 있냐?
 
행인2:그니까. 감독 새끼 누군진 몰라도 고소한다.
 
이런... 아무래도 취향이 제법 갈리는 내용이었나 봅니다.
 
극장 밖으로 나와 창문을 확인하니 이미 밖은 어두워져 있네요.
 
슬슬 데이트를 마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데이트의... 끝?
 
영화관을 나선 후, 집으로 돌아가기 전 두 사람은 근처 공원을 향합니다.
 
어스름하게 내려앉은 어둠, 은은히 비치는 가로등 조명과 조용한 바람 소리…
 
조금은 어색하지만, 또 로맨틱하기도 한 분위기 속에서 손을 잡고 걷던 중, 자리에 멈춰 선 나오미가 해리를 말 없이 바라봅니다.
 
나오미:오늘, 덕분에 재밌었어.
(시선을 살짝 내리깐 채 입을 열었다. 무언가 다른 할 말이 있는 듯, 눈을 마주치지 않고 쥐고 있던 네 손 끝을 잠시 만지작거리다가, 곧 다시 고개를 들었다.)
나… 너 좋아하는 것 같아.
 
해리:(제 앞의 손짓 하나, 시선이 닿는 자리, 물리다 벌어지길 반복하는 입술까지 어느 것도 놓칠 수 없었다. 기분 좋은 무게의 공기가 흐르는, 그 익숙한 기류를 쉬히 넘기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뛰는 심장에 말하는 법을 잊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지겹게 뱉어봤던 소리를 목 뒤로 한차례 연습하고 나서야 입을 벌린다.)
나도 너 좋아해.
..이미, 여러 번 말해서 알고 있겠지만.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리 어렵게 마음을 받아낸게 제게는 또 드문 일이라 새로운 감상이었다.)
 
나오미:(기다리던 말이 네 입새에서 흘러나오자, 심장 부근에 매달려 있던 무언가가 가볍게 툭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살며시 미소를 짓고, 천천히 네쪽으로 얼굴을 가까이했다. 오늘 이미 몇번이나 다가섰던 거리였고, 또 물러났던 거리였다. 이번엔 물러날 마음이 없었다. 적어도 자신은.)
(짧게 두어 번 숨을 내쉬고, 또 들이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우리 집에 갈래?
 
짧은 말을 마친 나오미가 다시 입술을 닫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이제 정말 금방이라도 입술이 맞닿을 것 같은 거리만이 남은…
 
그 순간.
 
나오미 (??):해리?
…야. 너 거기서 뭐하냐?
 
살포시 눈을 감고 있는 나오미의 뒷편으로, 또 다른 나오미가…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로 그대로 들고 있던 담배를 툭 떨어트립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나오미가… 나오미가 두 명이라뇨?
 
정신력… 판정해 주세요…!
 
해리: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나오미 (??):…내가 만나자는 것도 거절하고, 연락도 쭉 씹다가.
할 일이라는게… 고작 저딴 구렛나루 변태 같이 생긴 아저씨랑 놀아나는 거였냐?
 
평소에 자신이 누굴 만나든 조금도 신경쓰지 않을 것 같던 나오미가, 잔뜩 구겨진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오미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입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입니다.
 
앞에 있는 나오미, 아니… 나오미였던 사람은…
 
나오미 (??):아무말
 
나오미와 닮은 것이라고는 작은 키밖에 없는, 근육진 체형에 구렛나루가 부숭부숭한, 잘 쳐 줘 봐야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모르는 아저씨입니다.
 
....
 
지그시 감고 있던 눈을 뜬 후 상황파악을 한 눈앞의 아저씨는 당신을 붙잡고 매달리기 시작합니다…
 
나오미:해리...? 우리 좋았잖아... 응? 나 버리지 않을 거지...?
우리 집에 가자... (큰 눈에 눈물을 울먹이며 조심스레 네 손을 잡았다..)
 
해리:?!?! ;;;;; 아니 잠깐,;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나오미와 나오미였던 아저씨를 번갈아 본다.) 잠시만, 왜 이러,
 
나오미:해리.... 앞으로 너희 집에는 나만 데려간다고 했잖아... 우리 커플 케이스도 맞췄잖아...
너도 나 좋아한다며...? (울망인다..)
 
해리:그게(ㅋㅋ) 무슨 미친소리... 야... (슬쩍 나오미였던 구렛나루를 보다 못 볼 꼴을 본 듯 시선을 돌렸다.)
 
나오미 (??):...그런 소리까지 했냐?
 
해리:이게 무슨.. (구렛나룻을 뒤로하고 리얼 나오미에게 다가가며 횡설수설하며 해명한다.) 그런적 없,..... 하아 그게..
 
나오미는... 어쩐지 답지 않게 조금 상처받은 것도 같은 표정입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해리를 뒤로한 채 반대편으로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보내도... 될까요?
 
해리:안돼. 잠깐 나오미,
(정신을 차리고 네게 걸어가 손목을 잡아챘다. 순간적으로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 스스로가 더 놀라며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아, 미안. 아프진 않았..지.
(시선을 이리 굴리다 손 끝을 저리 놓다, 안절부절 못하다는 꼴이 영락없이 주인 잃은 강아지였다. 미간을 좁히며 제 눈가를 문지르다, 조금 애처로운 표정이 다시 널 보았다. 저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널 이해시켜야 했다. 이미 글렀는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오해야.
 
나오미 (??):(손목이 잡힌 후에도 곧바로 뒤를 돌아보진 않았다. 네가 누굴 만나든, 지나가는 개미를 만나든, 저딴 아저씨를 만나든. 솔직히 신경쓰일 일이 아니었다. 그런 줄 알았다. 눈 앞에 마주한 광경에 제가 왜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지. 왜 이렇게 대단한 배신이라도 당한 것 같은 기분인지 그래서 설명할 수가 없었다.)
... 뭐가 오해야. 내가 좋다고 그랬으면서, 이제와서 저 아저씨한테 고백한 거?
 
해리:저딴 아저씨한데 고백한 적 없어!
너한테,. 너한테 한 거라고. 그러니까.. 저 아저씨가 네 얼굴을 하고 만나자고 해서..
너인 줄 알았어. 그래서 그랬어.
(저라도 안 믿을, 아주 제대로 미친소리였다. 사람 놀리냐고 역으로 화나 안 내면 다행이었지. 그럼에도 무어라 설명할 말이 없는게 정신이 나갈 노릇이었다. 짧게 마른 세수를 하고, 긴 숨을 흩었다.)
미친소리인거 아는데 한번만 믿어주면 안될까. 한 달 넘게 동안 계속, 내가 좋아하는 건 너란 말이야.
 
나오미 (??):(이게 지금 믿으라고 하는 소리인지. 어이가 없어 욕도 안 나왔다.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데, 오히려 저보다 더 당황스러워 보이고, 조금은 슬픈 것도 같아 보이는 네 모습에 쉬이 발이 떼지지 않았다.)
(지겹도록 듣던 좋아한다는 말이 새삼 다른 무게감을 가지고 귓가에 내려앉았다. 제가 즐길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이런 건. 평소처럼 꺼지라고, 간단히 쳐내면 될 일이었다. 머리로는 정리가 다 되었는데, 입 밖으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자신인 줄 알았다는, 그 사람을 바라보던 네 눈빛이 머릿속 어딘가에 단단히 박혀 주변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 어디까지 갔어. 그 아저씨랑.
아니, 어디까지 갔든 다 나랑 다시 해. 진짜 내가 좋으면, 처음부터 다시 증명해.
니가 다른 사람이랑 그러고 있는 꼴 한 번만 더 보면 그대로 혈압 올라서 뒤져버릴 것 같으니까, 다시는 헷갈리지도 마.
알아들었어?
 
해리:(망했다. 다른 말로 표현할 것도 없었다. 믿을래야 믿을 수도 없는 말을 늘여놓으며 하는 소리가 하소연하듯 뱉는 고백이라니, 평소에 하던 장난스런 고백에 비할래도 영 모양빠지는 짓이었다. 몰려오는 조급함과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에 입안을 씹었다. 그러게 여즉 하던대로 가볍게 굴기라도 할 걸 그랬다. 주변에서 이야기하듯, 일찍이 포기하고 귀찮지 않게 굴다 잠이나 한 번 자고, 그러다 접는게 나았을까. 안 어울리게 세기의 사랑인 양 구는 것도 남이 보면 우스웠겠지 싶다.)
(가긴 어딜 가. 오만 생각을 떠올리던 중에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다. 퍼뜩 시선을 다시 하며 네게 아니라 말하던 차에, 이어지는 문장 등에 벌리던 입술이 멎었다.)
(들려오는, 듣고있는 단어들을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게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하염없이 이상하기만 한 날이었으니 이마저도 누군가의 농간이 아니라 단언하기 어려웠다. 잔뜩 헤진어진 속으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어렵사리 입을 뗀다.)
너.. 진심이야? 이번엔 진짜 너 맞지.
 
나오미 (??):...왜. 싫냐? 나랑 다시 하기 싫으면 도로 저 아저씨한테 가든가.
(제 입에서 나왔다고 자신도 믿기 힘든 소리를, 방금 제가 입밖으로 내긴 했다. 네 물음에 괜히 매몰차게 대꾸하며 고개를 돌려 버렸다. 이번엔 진짜 내가 맞냐니. 솔직히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자신과 저 아저씨를 헷갈릴 수가 있는 건지. 어이가 없고, 솔직한 심정으로는 제정신이냐며 네 등짝이라도 한 대 갈겨 버리고 싶었지만, 이대로 다시 너를 내치면. 오늘 같은 광경을 언젠가 또 마주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칼을 헝클어트린 후 다시 고개를 돌려, 네 눈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농담으로라도 간다는 소리 하기만 해. 진짜 저 아저씨랑 쌍으로 묻어 버리려니까.
 
해리:아니, 아니. 아니야. 싫을 리가 없잖아. 방금 고백한 사람이.
(급하게 대답을 내고, 그제야 조금 안심한듯 옅게 웃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까칠한 태도가 네가 나오미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도 정말이지 이해 안 가는 일 투성이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았다. 한 번 자고 끝내자니까, 같은 말이 아니었으니. 네 입에서 나왔던 말들 중엔 깨나 희망적인 편이었다.)
너랑 전부 할게. 저거(..)랑 한 건 다 잊고, 진짜 별 일 없었지만 그래도 없던 일로 하고 너랑 할게.
.. 증명할게.
(어지러히 흩어지던 시선이 네게만 자리했다. 짧은 새에 심경의 변화라도 생긴 모양이었다. 원래라면 그저 꺼렸을 낯간지러운 말만을 내뱉은 낯도 후회는 없어보였다. 네 진심이 어떤지는 몰라도, 이제부터 조금 더 귀찮게 굴 것 같지.)
 
평소처럼 조금은 까칠해 보이는 얼굴로.
 
잠자코 자신의 말을 들어 주는 이 나오미는, 분명 진짜일 겁니다.
 
오늘 하루종일 나오미에게서 이상하게 느껴지던 이질감이 더는 느껴지지 않으니까요.
 
아무리 가짜 나오미보다 신경질적이고, 상냥하지 않아도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이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게 엉망친장이 되었어도,
 
어쩌면 완전히 최악인 하루는 아닐 겁니다.
 
어쨌든, 덕분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잖아요?
 
이상한 아저씨는 이만 잊어버리고, 지금부터는 진짜, 서로에게 집중하기로 해요.
 
그리고 진짜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요.
 
Ending. I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