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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PREDICTABLE FATALISM_21.07 / 해리주디

내이름은슈 2021. 10. 12. 06:01

UNPREDICTABLE FATALISM

예측불허 운명론


kpc 해리 콜먼 pc 줄리아 페이지
kp 시계 pl 인간

 

2021.07.27-28 (약 9H) _ 엔딩2

시나리오 링크: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10171665]

W. 청서

 

러닝타래: https://twitter.com/Tiktoc_/status/1419922590378856449?s=20


오전 10시 30분, 줄리아 페이지는 캐리어를 끌고 기차역에 도착합니다.
 
커다란 역사는 최근 완공된 건물로, 짜임새가 완벽하지만 별다른 특징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네모난 건물에 네모난 창이 촘촘한 칸을 그리고 있습니다. 쭉 뻗은 도로를 따라 오래된 가로등이 고개를 숙입니다. 아침이기 때문에 불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밝은 조명과 북적거리는 인파가 보입니다. 휴가의 기쁨을 만끽하는 직장인, 배낭만 메고 훌쩍 떠나는 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기차의 에티켓을 설명하는 부모……. 전부 다른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표정엔 모두 기대가 서려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여름은 삶의 전환점이 되는 시즌이니까요.
 
줄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3박 4일의 여름 휴가를 맞아 홀로 훌쩍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목적지는 남쪽 끝의 작은 마을입니다. 앞으론 바다가 펼쳐지고 뒤론 숲이 둘러싼. 그야말로 완벽한 휴양지죠.
 
특히 여름의 해바라기밭이 대단히 아름답다니, 그곳으로 떠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림자 한 점 없이 산뜻한 여름. 정오가 되려면 멀어 기차역 내부는 선선합니다. 고개를 돌리면 어렵지 않게 매표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찍 왔다고 생각했건만 벌써 줄이 이만큼이나 깁니다.
 
매표소의 줄에 합류한다면 D100분을 기다립니다. 은밀히 새치기를 해보자 마음먹을 수도 있겠죠. 어떻게 할까요?
 
Julia Page:37
그래도 꽤 기다려야하는걸.....
(손목에 찬 시계와 줄을 번갈아 보다가 하는 수 없이 줄의 맨 끝에 서서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게요)
(기다릴게요 ㅋㅋ)
 
떠나기로 마음먹으니 1초가 1년 같고 1년이 1초 같습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겨우 탐사자의 차례가 돌아옵니다. 목적지와 탑승객 수를 말하고 돈을 내면, 안내원이 출발지와 도착지, 요금이 적힌 작은 기차표를 건넵니다.
 
빳빳한 종이에는 목적지인 [타달린 마을]의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표를 확인하고 역으로 내려가려는 순간,
 
시계 (GM):줄리아 페이지, 관찰력 판정해주세요.
 
Julia Page: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사람들이 많아 빠져나가기가 무척 어려워집니다. 어디가 기차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없이 허우적거리다 보면…….
 
쿵, 누군가와 부딪혀 버렸습니다.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것도 모자라 팸플릿, 기차표, 열쇠나 자잘한 소지품이 이리저리 쏟아져 엉망이 되고 맙니다.
 
사람들은 모두 갈 길을 가느라 바빠 바닥을 보지 않습니다. 이러다간 전부 발자국이 남게 생겼네요.
 
시선을 올리니 어두운 색의 썬글라스, 따라 바닥에 떨어진 여행용 캐리어, 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금발이 시선에 닿습니다. 난처한 표정으로 당신 앞에 무릎을 꿇는 남자의 이름은 해리 콜먼입니다.
 
Harry Coleman:저기, 괜찮아요?
 
Julia Page:(머쓱한 표정으로 해리를 올려다보면서 말할 것 같아요) 아... 조금 곤란하네요. 혹시 괜찮으시면 도와주시겠어요?
 
Harry Coleman:그럼요. 어디 다친건 아니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일단은,. 물건 좀 만질게요. 다 밟힐 것 같아서.
 
시계 (GM):해리, 줄리아 민첩판정
 
Julia Page: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arry Coleman: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Julia Page:고마워요. 다친곳은 없는 것 같아요.
 
Harry Coleman:다행이네요. 더 떨어진 건 없는 것 같죠? 여기요. (소지품을 네게 건넸다.)
 
둘은 무사히 소지품을 챙깁니다.
 
소지품을 당신의 손에 쥐어주며 해리는 뒤늦게 시선을 듭니다. 당연한 순서로 눈이 마주치고…… 강렬한 기시감을 느낍니다. 그다음 말이 나온 건 아주 자연스러운 순서였습니다.
 
Harry Coleman:근데.. 우리 어디서 본 적 없어요?
 
Julia Page:글쎄요.... 처음본 것 같은데..(혹시 지능판정으로 기억을 떠올려봐도 될까요?)
 
시계 (GM):움..해보셔용
 
Julia Page: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금 그 말이나 이 남자나.. 마냥 낯설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 어느 영화의 대사라도 되었던 걸까요?
 
Julia Page:(진부한 로맨스 영화의 대사로군. 하지만 저남자 얼굴은 참 잘생겼네)(이러지 말까요)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하세요하세요)
 
어쨌든 간에, 두 사람은 생판 초면입니다. 적어도 줄리아의 기억 상에는 그랬습니다.
 
대답하려던 줄리아는 다시 한번 시선을 느낍니다. 뒤통수가 따끔거릴 정도로 집요한 시선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아 누구의 것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덜컹, 덜컹, 덜컹. 기차가 떠나는지 바닥까지 흔들립니다.
 
불유쾌한 시선의 출처를 찾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돌리면 어리둥절한 해리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쿵. 놀랄 일도 없는데 애먼 심장이 요란하게 내려앉습니다.
 
……내려앉은 건 당신의 심장인데, 이상하게도 저 금발의 남자가 왼쪽 가슴을 지그시 누르고 있네요.
 
Julia Page:(??) 괘... 괜찮으세요?
 
Harry Coleman:...네. 괜찮아요. 그냥 좀 이상해서. (제 가슴에 올린 손도 눈치채지 못했던 모양인지 급히 내리고, 어색하게 웃는다.)
 
Julia Page:(하.... 이남자 ㅋㅋ)
어쨌든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큰일은 면했네요.
 
Harry Coleman:뭘요. 여행가시는 것 같은데, 즐겁게 보내셨음 좋겠네요.
 
안내방송:[ 20분 후 열차가 출발합니다. ]
이만 가봐야겠네요.
 
Julia Page:아!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시간이 있었으면 사례라도 드리는건데, 죄송해요. (짧게 인사하고 갈게요!)
 
줄리아는 남자와 헤어지고 기차역으로 내려옵니다.
 
1960년의 기차역은 별 볼 일 없는 수수한 공간입니다. 확 트인 선로가 앞뒤로 두 줄, 기차의 목적지를 알리는 팻말과 승객들을 돕는 역무원 한둘이 전부입니다. 다닥다닥 작은 공간을 기워 몇 가지 먹을거리를 파는 도시락 가게와 매점이 들어서 있습니다.
 
매점에는 간단한 샌드위치, 방금 구운 토스트, 함박스테이크와 콘샐러드, 볶음밥을 싼 서양식 도시락, 삶은 달걀 등이 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이른 오후일 테니 점심은 기차 안에서 해결해야겠습니다.
 
Julia Page:간단하게 샌드위치라도 사서 기차 안에서 먹을까? (하고 샌드위치가게로 향해볼게요)
 
간단하게 샌드위치가 좋겠어요. 진열된 샌드위치에 손을 뻗는 순간,
 
Harry Coleman:아,
 
해리가 도시락을 잡은 줄리아의 손을 붙잡습니다. 동시에 같은 것을 고르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Julia Page:어이쿠
 
방금 헤어졌던 얼굴을 바로 다시 만나게 됐네요. 이쪽도 일부러 쫓아온 것은 아닌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시계 (GM):해리, 줄리아 정신력 판정
 
Julia Page: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계 (GM):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이렇게 또 만나다니, 인연일지도. 그런 생각이 들고 실패하면 대단히 반가워집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마치 다시 만나기를 고대했던 것처럼……
 
Harry Coleman:방금 헤어졌는데, 또 보네요.
 
Julia Page:그러게요 이렇게 금방 만날줄은 몰랐네요. 만난김에 아까 말했던 사례라도 하게 해주실래요? (하면서 해리 몫의 샌드위치를 같이 결제할 수 있을까요?)
 
Harry Coleman:사례까지 받을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지만.. 사양하지 않을게요. (슬 웃어)
 
Julia Page:(해리콜먼 아무한테나 웃는거 유죄)
 
Harry Coleman:(아 웃겨)
 
Julia Page:(^^ 주디도 가볍게 웃고 샌드위치 건네줄게요) 운명같은걸 잘 믿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연이 겹치니 신기하긴 하네요. 그쪽도..목적지가 타달린 마을인가요?
 
Harry Coleman:맞아요. 기차 시간도 그렇고.. 목적지가 같은 것 같네요.
 
기차가 올 때까지 해리와 줄리아는 바로 옆에서 대기합니다. 마침 탑승하는 위치도 비슷한 모양입니다.
 
둘의 목적지는 타달린 마을입니다. 아쉽게도 같은 칸은 아닌가 봅니다.
 
Julia Page:여기서 다시 헤어져야겠네요. 짧은 시간동안 고마웠어요. (하고 인사하고 제 자리에 앉을게요)
 
Harry Coleman:반가웠어요. 다시 볼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그땐 인사하죠. (따라 인사하고 다른 칸에 탑승한다.)
 
선로를 밟고 달려와 큰 소리를 내며 완전히 정차한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새까만 차체는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희끄무레한 먼지와 시시콜콜한 상처로 더러워졌습니다. 굴뚝에선 거대한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연기가 회색을 띤 탓에 삽시간에 플랫폼이 먹구름에 물든 것 같단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줄리아와 해리는 함께 기차에 탑승하지만 같은 칸은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보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당연히 해리여야 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옆자리는 텅 비어 있습니다. ……순간,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혀 아쉬울 일이 아닌데 말이에요.
 
좌석에 앉으면 지루한 목소리의 기장이 무미건조하게 안내방송을 시작합니다.
 
안내방송:「아, 아. 마이크 테스트. 지금 이 열차는 11시 45분에 뉴욕에서 출발하여 18시경 타달린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중간에 경유하는 역은…….」
「승객분들은 표를 반드시 지참해 주시고, 정해진 좌석에 착석하시길 바랍니다. 쾌적한 여행을 위해 식사는 반드시 식당칸을 이용해 주십시오.」
「그럼 타달린행 열차, 지금 출발합니다.」
 
Julia Page:(두근두근)
 
덜컹, 덜컹, 덜컹. 소음이 섞인 안내방송이 끝나자 기차가 바퀴를 구르기 시작합니다. 아까는 그 소리가 두근, 두근, 두근. 그렇게 들렸는데 이젠 전혀 그렇지 않네요. 웃기기 짝이 없는 현상입니다.
 
창밖으로 녹색 풍경이 스쳐 지나갑니다. 기찻길을 따라 심은 나무들이 아름드리 드리웠습니다. 짙은 초록과 밝은 연두가 얼룩진 길목엔 유난히 그림자가 선명하게 남습니다.
 
가장 해가 잘 드는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가지들이 드문드문 비운 자리를 맑은 여름 하늘이 채웁니다. 경계가 또렷한 흰색 구름은 느리게 느리게 흐르는데 기차는 쏜살같이 달려 나가 메꿀 수 없는 시차가 벌어지고 맙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여름의 경치도 잠시, 플랫폼의 지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역에서 멀어지자 똑깥은 풍경만 반복됩니다. 나무, 나무, 나무, 밭, 나무, 나무, 나무, 계곡, 나무, 나무, 교회, 나무, 마을, 나무, 나무, 나무, 나무, 나무…….
 
시계 (GM):줄리아 정신력판정
 
Julia Page: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어헉
 
시계 (GM):ㅋㅋㅋㅜㅜ
 
지나가는 구름이 남자의 웃는 얼굴과 닮았습니다. 지나가는 나무가 남자의 당황한 얼굴과 닮았습니다. 지나가는 교회가 남자.. 그래, 해리의…… …… ……. 아차, 정신을 차려보니 해리 생각만 하고 있네요. 해리가 저쪽으로 갔었는데.
 
Julia Page:어이쿠
 
저도모르게 해리가 떠났던 칸의 문을 열면 바로 앞에 그가 서 있습니다.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자연스럽게 시선이 마주칩니다. 거기에 상대가 있으리라는 걸 당연히 알고 있던 것처럼. 당황한 그가 자리를 비켜주려 오른쪽으로 한 걸음을 옮깁니다. 하필이면 당신이 움직인 방향입니다. 다시 해리는 왼쪽으로 몸을 비킵니다. 마찬가지로 줄리아와 동시에.
 
Julia Page:어.... 이런....
 
Harry Coleman:어..음.
 
비켜주려 하면 할수록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거울을 보는 것처럼.
 
결국 비켜주는 걸 포기한 해리가 넌지시 묻습니다.
 
Harry Coleman:저 지금 도시락 먹으러 갈 건데.
배 안 고파요?
 
Julia Page:아.. 저도 마침 그러려고 나왔던 참이에요(아니지만) 같이 갈까요?
 
식당칸에는 창가를 따라 긴 바 테이블이 설치돼 있습니다. 아무나 원하는 자리에 앉아 준비해온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식당칸에는 두 사람밖에 없습니다.
 
Harry Coleman:어쩌면 또 볼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바로 다시 보니 반갑네요.
 
Julia Page:그렇네요. 뭔가 계속 이렇게 겹치니까 신기하다고 해야하나... (멋쩍게 웃다가) 그러고보니 아직도 이름을 모르네요. 저는 줄리아 페이지라고 해요. 편하게 주디라고 불러주셔도 좋구요.
 
Harry Coleman:아, 난 해리예요. 해리 콜먼. ..아, 타달린 가서는 뭐할 예정이에요? 다들 해바라기밭을 보러 간다는데, 난 연리지를 보러 가요. (자리를 잡고 앉아 너와 같은 도시락을 풀며 묻는다.)
 
Julia Page:저는 여름 휴가를 맞아서 이번에 좀 휴식을 가지려고 했어요. 해바라기밭이 예쁘다는 소문을 저도 듣고 가볼까도 했죠. 그런데 연리지는 처음 들어보는 것 같네요.(팜플렛에 있나?) 뭔가 특별히 가는 이유라도 있나요?
 
Harry Coleman:역시 휴가네요. 저도 그래요. (뻔한 이유가 맞는게 뭐 그리 반갑다고 크게 입꼬리를 당긴다.) 연리지는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얽혀 자라는 특이한 나무라는데,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라길래 궁금해서요. 타달린에 간다니까 주변에서 말해주기도 했고.. 여기저기 가보다 시간 남으면 줄리아도 한 번 가봐요.
 
Julia Page:그럴게요. 추천 감사해요 (여행일정이 적힌 수첩같은걸 꺼내서 연리지라고 적어두고 도시락을 먹을게요)
 
마주보고 샌드위치를 우물거리면서도 해리는 줄리아가, 줄리아는 해리가 신경 쓰입니다. 아무 말이라도 더 붙이고 싶어지고 괜히 힐끔거리게 됩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어쩐지 낯익은 사람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desc ……대체 어디서 본 거지? 닮은 사람이 있던가? 잘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겠다면 여름의 탓으로 넘겨볼까요. 여름의 기차 위는 이유 없이 사람을 설레게 하는 구석이 있으니까요.
 
Julia Page:....^^
 
Harry Coleman:(^^..)
 
Julia Page:(아오귀엽네 ㅋㅋ)
 
미적지근한 냉방이 탈탈 돌아가는 식당칸인데도 더위가 성가시지 않습니다. 커다란 창 너머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데도 눈살을 찌푸리고 싶지 않습니다.
 
밝은 볕 아래에서 웃는 그를 볼 때마다, 공통점을 찾고 나란히 놀랄 때마다, 반찬을 집느라 손등이 스칠 때마다 이유 모를 설렘이 요동칠 뿐입니다.
 
Harry Coleman:줄리아, 해리 정신력 판정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악~
 
Julia Page: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ㅋㅋ)
 
Harry Coleman:ㅋㅋㅋ
 
Julia Page:ㅌㅋㅋㅋㅋ
 
무슨 일일까요. 대뜸 사귀자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사랑은 재채기와 같아서 참을 수 없다던 어느 현인의 말처럼.
 
Julia Page:(아오 ㅋㅋㅋㅋㅋ)
 
둘이 완벽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단걸 서로는 알고 있을까요?
 
Julia Page:(하... 얘들아)
 
Harry Coleman:(얘들아.. 사겨..)
(사귀라고)
 
Julia Page:사.. .. 사...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두면 좋을 것 같네요 ^^ 여행이니까.
 
Harry Coleman:사...사진 그래요. 사... 진을 많이 찍어야겠죠. 하하.
 
Julia Page:하...
하하
(근데 이거 말해도 괜찮은거예요?)
 
Harry Coleman:(어.. 무진장 꼬이는데 주디가 하고싶음 해도...)
 
Julia Page:(ㅋㅋㅋ아 아니에여 그럼)
(마음같아서는 이미 결혼까지함)
 
Harry Coleman:(ㅋㅋㅋㅋㅋ둘이 고백못하게 후딱넘겨야)
 
뚝딱대는게 참 웃기네요.
 
하여튼간에... 그렇게 정오의 햇살은 선로를 달구고, 우리는 서로를 달구며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Julia Page:(아오 지문ㅋㅋㅋ)
 
기차역에서 나오면 어딘가 다른 공기가 느껴집니다. 높이 매달린 시계의 시침이 막 6을 지나고 있습니다. 해가 긴 여름이라 아직 밖은 쨍쨍합니다. 고개를 들면 흰 뭉게구름이 양 떼처럼 뭉쳐 다니는 하늘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제 갈 길을 찾아 떠납니다.
 
해리와는 기차역에서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겠죠.
 
Harry Coleman:그럼 여기서 헤어지죠. 대화 즐거웠습니다.
 
Julia Page:그래요. 좋은 여행 되세요.
 
그래요. 서로를 향한 이 마음도 여행지에서의 떨림 탓이라고 생각하면 아주아주 이상하진 않잖아요.
 
둘은 깔끔하게 헤어집니다.
 
변두리의 기차역이 가진 것은 삐걱거리는 낡은 역사와 울퉁불퉁한 좁은 도로가 전부입니다. 차도 거의 다니는 일이 없습니다. 다행히 탐사자가 묶는 호텔 스미스는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입니다. 좀 덥지만, 습하진 않아서 걷기도 괜찮은 날씨죠. 휴양 마을로 유명한 타달린에는 마찬가지로 유명한 호텔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에서도 호텔 스미스는 제법 좋은 호텔로 손꼽힙니다.
 
줄리아가 이 여름 휴가를 손꼽아 기다린 것도 그래서입니다. 휴가 내내 5성급 호텔에서 먹고, 마시고, 잘 자면서 즐겁게 지낼 테니까요! 바로 이 호텔 스미스 스위츠에서 말이에요!!
 
……그런데, 어느 쪽으로 가야 호텔 스미스지?
 
주위를 둘러보면 어렵지 않게 역 앞 지도를 발견합니다. 기차역에서 왼쪽으로 쭉 걸으면 되는 모양입니다.
 
줄리아는 비포장도로의 가장자리를 걷습니다. 캐리어의 작은 바퀴가 혹사당하느라 온갖 소음과 흙먼지를 일으킵니다. 그 소리에 탐사자는 한 박자 늦게 눈치채고 맙니다.
 
누군가 뒤따라오고 있다는 걸요!
 
Julia Page:(어라?) (뒤를 돌아볼게요)
 
그러고 보니 기차역에서부터 이상한 시선이 따라왔죠. 착각이 아니라 실제로 누군가가 뒤를 밟고 있는 걸까요? 대체 누가? 여름 휴가를 내주며 못마땅한 티를 팍팍 내던 상사가? 혼자 놀러 가냐며 불평불만 하던 친구 A가? 그것도 아니라면 여름 휴가도 함께 보내자며 도저히 자식을 독립시킬 생각이 없는 부모님이?
 
.... 예시가 좀 시답잖네요. 좀 더 진지하게 얘기해보자면, 여행객을 타깃으로 삼은 소매치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줄리아는 바로 뒤돌아봅니다.
 
Julia Page:(소매치기가 기차역부터 여기까지 따라온다고...? 소름돋는걸.... 손에 캐리어를 더 단단하게 쥘게요)
 
고개를 홱 돌리니 시선 끝에 닿은건...
 
Harry Coleman:....아닙니다. 오해할 만 한데 일부러 따라온 건 진짜로 아니에요. (눈을 마주치자, 네가 무어라 따지고 들기도 전에 먼저 입을 뗀다. 결백을 주장하듯 두 손을 슬쩍 들어보이며 어색하게 입꼬릴 당긴 채로. )
 
지겹지도 않나요? 또 이 남자예요.
 
Julia Page:해리...? (놀람반 의심스러움 반으로 쳐다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
뒷모습이 긴장한 것 같아서 말을 걸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역시 오해할까봐..
 
Julia Page:정말 오해할만한 상황이긴 하네요..... 정말 수상한 사람이 아닌거죠?
 
Harry Coleman:그럼요. 나도 내 길 가는 중이에요. 조금 겹친 모양이지만.
(살살 네 눈치를 보더니 덧붙인다.) ..믿어줘요. 걱정되면 내가 앞으로 갈까요?
 
Julia Page:아니 뭐... 대화했을 때 그렇게 나쁜사람인 것 같지는 않았는걸요. 아니라면 그때는 정말로 경찰에게 넘기겠지만요. (편할대로 하라고 얘기해주고 다시 호텔로 향할게요)
 
Harry Coleman:더 조심해야겠네요. 휴가까지 와서 경찰서 구경하지 않으려면.
 
해리의 말을 믿어줘야하나 싶어도 별 수 있나요. 다시금 애매한 기차놀이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몇 번의 골목, 몇 개의 갈림길을 지나도 해리가 당신의 경로를 이탈하는 일은 없습니다. 결국 호텔 스미스의 입구까지 와서도, 그와 함께입니다.
 
Harry Coleman:...이 호텔에서 묵어요? (호텔을 올려다보며 물어)
 
Julia Page:.....네.. 그래도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은 몇 군데 없긴 하죠. (어깨를 으쓱이며 말해요) 하지만 설마 숙소까지 겹칠줄이야....
 
Harry Coleman:좋은 호텔이긴 하니까요. (고개를 끄덕이고 혼잣말을 하듯 말을 붙였다. 호텔 내부로 들어간다.) 그래도 이걸 정말 우연이라 말해도 될지..
 
호텔 스미스는 분홍색 외벽과 하늘색 유리창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호텔입니다. 원래는 도시에 비즈니스 호텔로 설립되었는데, 반응이 좋아 2호를 개시했습니다. 그게 바로 호텔 스미스 스위츠입니다.
 
타달린에 많고 많은 호텔 중에 똑같은 호텔을 고르게 되다니. 이거 참……. 착각하고 싶지 않아도 운명이란 생각이 성큼 듭니다.
 
Julia Page:(이건... 운명?)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밝은 조명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로비의 분위기를 밝힙니다. 더운 여름 날씨는 모두 다른 세상 이야기인 것처럼 딱 좋은 온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줄리아는 프론트에서 열쇠를 받습니다. 낡은 구리 열쇠에는 [603]이라고 적힌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6층까지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하면…….
 
??:“고객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뒤에서 성급하게 줄리아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호텔의 프론트 직원입니다.
 
뒤를 돌아본 줄리아는 해리와 눈이 마주칩니다. 부른 건 직원인데 왜 그리로 눈길이 가는지 모를 일입니다. 닫히려던 엘리베이터를 가까스로 붙잡은 호텔 직원이 숨을 몰아쉬며 이야기합니다.
 
??:“예약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아요! 잠시만 와 주시겠어요?”
 
Julia Page:?? 저... 말인가요?
(조금 당황스러워하며 프론트로 향할게요)
 
프론트로 돌아가면, 직원은 다시 두 사람의 이름을 묻고, 예약한 날짜를 확인하더니, 매우 곤란한 얼굴로 이마를 감싸쥡니다.
 
??:“오, 이런……, 어쩌면 좋죠? 두 분이 동시에 같은 방을 예약하셨어요.”
 
Julia Page:?
(ㅋㅌㅋㅋㅌ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arry Coleman:네?
........
 
Julia Page:그럴수가 있나요...?
남는 방은요?
 
??:"죄송합니다! 인터넷 예약을 받기 시작한 건 최근이라, 전화 예약과 동시에 진행이 되어서.... "
 
직원은 거푸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입니다. 매우 최악의 타이밍으로, 성수기라 남는 방이 없다는군요. 주변의 호텔도 비슷한 사정일 거라고 합니다.
 
졸지에 생판 초면..은 더이상 아닐 지 몰라도, 잘 알지도 못하는 이성과 같은 방에 머물 위기에 처하고 말았어요. 이런 것도 여행의 묘미로 봐줘야 할까요?
 
Harry Coleman:뭐 이런일이 다.. ( 표정을 조금 구긴 채 뒷목을 문질렀다.)
 
Julia Page:음.... 호텔측에서는 뭔가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건가요?
 
??:"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네요... "
 
Harry Coleman:..어쩌고 싶어요?
 
Julia Page:글쎄요..... 둘 다 여행을 온거라서 다른 숙소는 없을테니까요... 별다른 선택지가 있는건 아닌 것 같지만.... 곤란하네요
 
Harry Coleman:그러게요. 아까부터 상황이 영 이상하게 돌아가네요. 호텔 측에서도 그냥 대충 같이 쓰길 바라는 것 같고.. (직원을 쳐다보다 관둔다.) 나야 같이 써도 크게 상관없는데 문제는... 괜찮아요?
 
Julia Page:꼭 뭔가가 장난을 치는 것만 같네요.(머리를 짚고는) 어쩔 수 없죠... 모처럼 온 휴가인데, 다시 돌아갈수는 없으니까요. (해리를 힐끔 쳐다보며 말하다가) 그럼 호텔측에서 침대를 하나 더 준비해줄 수 있나요? 그정도도 안되는건 아니겠죠 설마? (하고 프런트에 물어볼게요)
 
??:" 죄송하지만 방 구조상 침대를 하나 더 들이는 건 힘들 것 같습니다. 대신 침대도 넓고 소파베드까지 있어 지내시는데 큰 불편함은 없을 겁니다.. "
 
Harry Coleman:..안 되면 됐어요. 내가 소파쓰면 되니까. 그냥 올라갈까요.
 
Julia Page: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온건지 모르겠네요... 다음부터는 제대로 예약을 받아주세요. (화내는건 아니고 부드럽게 이야기해주고 저도 올라갈게요)
 
두 사람이 함께 머물기로 하니 직원은 정말로 고마워하고, 다시 한번 사과합니다. 최고급 스위트룸이니 불편함이 없을 거라고 어떻게든 달래려 노력도 하고요. 자, 이제 정말로 체크인은 끝났습니다.
 
603호의 문을 엽니다. 흰색 시트가 각 잡힌 더블 침대, 붉은 양탄자가 깔린 바닥, 고동색으로 톤을 맞춘 가구들과 채도 낮은 분홍색 벽지까지. 높은 천장에 포도알처럼 송이송이 매달린 전구가 호텔 스미스의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전면에는 커다란 베란다가 딸려서 언제든지 바깥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Harry Coleman:그래도 방은 깔끔해 보이네요.
 
Julia Page:그러게요. 이렇게 좋은 곳인데, 괜히 일이 이상하게 꼬여버렸네요. (멋쩍게 웃어요)
 
Harry Coleman:(따라 웃어보이고) 불편하게 안 할테니까 너무 걱정말아요. 침대도 소파도 나름 괜찮을 것 같고.. 욕실도 밖에서 보이는 구조가 아니라 다행이네요.
 
Julia Page:하하 끔찍한 소리 말아요. 이상한 짓 하면 정말 경찰로 보내버릴줄아세요. (답지않게 웃으며 말해요 ㅋㅋ) 그런데 이왕 이렇게된거 말 편하게 해도 되나요?
 
Harry Coleman:(ㅎㅎ..) 조심할게요. 그럴까요? 나이대도 비슷해보이는데.
 
Julia Page:그럼 놓는걸로 하자. (갑자기) 이제 뭘 할 계획이었어?
 
Harry Coleman:(빠르군)
오늘은 시간이 애매해져서 쉬고 내일부터 돌아다니려고. 넌?
 
Julia Page:음... 그렇네.. 늦은 저녁이니까 호텔시설이라도 즐길까 했지. 상황이 이렇게 될줄은 몰랐지만.
 
Harry Coleman:음,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거라면 지금 가도..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문을 열면 검은 원피스에 흰 앞치마를 두른 호텔 직원이 은색 카트를 끌고 서 있습니다.
 
??:“사과의 의미로 룸서비스를 제공해 드리려고 합니다. 괜찮으실까요?”
 
Julia Page:무슨일이신가요?
 
??:
 
Julia Page:(ㅋㅋㅋ)
 
Harry Coleman:ㅋㅋㅋㅋㅋ
어떡할래? 먹을거지?
 
Julia Page:주신다는데 먹어야지
감사해요. 잘 먹을게요.
 
??:" 저희가 죄송하죠. 부디 맛있게드셔주세요. "
 
접시 위에 엎어진 잘 익은 닭고기는 표면에 윤기가 자르르 흐릅니다. 여러 종류의 익힌 채소가 알록달록하게 주위를 장식합니다. 바싹 튀긴 감자튀김과 마늘 스프레드를 바른 바게트, 구불구불한 베이컨과 볼 가득히 담긴 망고 샐러드, 크루통을 띄운 크림 양송이수프까지.
 
테이블을 가득 채운 후에도 직원의 손을 멈추지 않습니다. 잘 익은 제철 과일을 딱 한입 크기로 썰어 색색의 포크를 꽂은 것과 치즈를 바른 카나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라오는 건…… 양동이 안에 든 품질이 좋은 포도주입니다.
 
Julia Page:생각보다 본격적이네
 
??:“호텔 스미스의 주방장 실력은 장담할 수 있어요. 먹을 만하실 거예요.”
“다시 한번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저녁 식사 맛있게 하세요!”
 
순식간에 세팅을 마친 직원은 소리 없이 뒷걸음질로 물러납니다. 카트가 끌려가는 소리만 돌돌돌돌 작은 자취를 남깁니다.
 
Julia Page:식당까지 안 가도 돼서 편하긴 하다. (휘황찬란한 요리들을 보며 만족한 듯 끄덕여요) 먹을까?
 
Harry Coleman:실수 대신이라 그런지 특히 신경썼나보네. 먹자.
(자리에 앉아 음식을 들었다.)
 
Julia Page:(냠냠)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
 
Julia Page:그러고보니 너는 여기 며칠정도 있는거야?
 
Harry Coleman:오늘 자고 이틀.. 아니 사흘 더. 넌?
 
Julia Page:나는 2박 3일 일정이야. 나보다 조금 더 오래있겠네? (음식을 먹으면서 얘기해요)
(맞겠지?)
(아오 3박 4일이었다)
(ㅋㅋㅋㅋㅋ)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
(그냥 넘어갑시)
 
Julia Page:(ㅋㅋㅋㅋ ㅠㅠㅠ()
 
Harry Coleman:음 이거 괜찮다. 먹어봤어? (망고 샐러드를 포크로 가리킨다.)
 
Julia Page:망고샐러드? 어디어디(한 입 먹고는 작게 감탄해요) 정말 맛있네. 요리를 잘한다는게 허풍은 아니었나봐. 다행이게도.
 
Harry Coleman:그러게. 호화 룸서비스도 받고 친구도 사귀고. 아주 나쁘지만은 않네. (눈이 마주치자 슬쩍 휘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아, 목욕 가운 같은 것들은 하나씩 밖에 없더라. 더 달라고 해야겠어.
 
Julia Page:(웃는 모습을 보다가)(근데 그거 유죄임)그럼 먼저 씻을래? 나는 호텔구경도 할 겸 잠깐 걷게. 내가 프런트에다 말해둘게. 전화로 해도 되긴 하지만 뭐... 어쨌든. (식사를 마칠 때 쯤 일어날게요)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나ㅋㅋ) 같이 갈까? 방해면 그냥 있고.
 
Julia Page:같이 가고 싶으면 말리진 않을게. 근데 어쨌든 빨리 들어가서 씻기는 해라. 괜히 씻는소리 들리고 그러면 신경쓰일 것 같아.(ㅋㅋ)
 
Harry Coleman:아. 그래서.
(ㅋㅋㅋㅋ)
(생각도 못했다) 알았어 그럼 먼저 씻을테니까 다녀와.
 
Julia Page:(괜히 민망한듯 째려보다가) 그럼 다녀올게. (하고 나갈게요. 프런트에다 가운이랑 수건 같은걸 하나씩 더 달라고하기도하고... 밖을좀 걷기도 하고..)
(그 그리고 디엠확인부탁드릴게요)
 
줄리아가 밖을 산책할 즈음, 혼자 샤워를 마친 해리는 피곤했는지 잠들어버립니다.
 
줄리아가 돌아와 조금이라도 기척을 내면 금방 뒤척거리는군요. 이런, 깨울 생각은 없었으나 잠귀가 밝은 모양입니다.
 
결국, 줄리아는 최대한 조용히 샤워를 끝낸 후 옴짝달싹 못 한 채 가만히 누워 눈만 깜빡이게 됩니다.
 
두 사람이 잠드니 다사다난한 여행의 첫날이 저뭅니다.
 
 
호텔 스미스에서의 첫 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창가에서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립니다.
 
먼저 일어난 것은 줄리아입니다. 부스스 일어나 고개를 돌리니, 아직 자는 사람의 얼굴에 시선이 끌립니다. 타인의 자는 얼굴을 보고 싶다니, 이상한 일인데 말이에요.
 
남색 커튼이 아침 햇살을 한 번 걸러줍니다. 덕분에 방은 어둑한 기미가 남아있습니다. 빛과 그림자가 뒤섞여 자는 사람의 얼굴 위에 내려앉습니다. 눈을 감은 모습은 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네요.
 
냠냠이래 벽부순다 (GM):줄리아, 정신력 판정
 
Julia Page: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빤히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단 사실을 깨닫습니다. 해리가 깨어난 겁니다.
 
Harry Coleman:..안녕. (마주친 상대에 잠시 놀라다, 눈꺼풀을 느리게 깜박이며 웃었다.)
 
Julia Page:어..... 안녕. 잠은 잘 잤어? 다음번에는 너가 침대에서 자도 되는데.
 
Harry Coleman:괜찮아, 소파도 나름 괜찮았어. 어젠 먼저 자버려서 미안. 잘 보다 왔어?
 
Julia Page:아니 뭐,,, 그건 네가 원하는대로 해도 되는거니까. 애초에 먼저 나가겠다고 한건 나였고. 밖에는 예쁘더라고. 휴양지라서 그런가? 그나저나, 나는 오늘부터 관광이라도 다녀볼 생각인데 너는?
 
Harry Coleman:나도 여기저기 다녀보려고. 일단은 유명한 곳들 위주로. (몸을 일으키며 소파에 기대어 앉는다.) 이렇게된거 같이다닐래? 따로 다녀도 왠지 다시 만날 것 같은데.
 
Julia Page:(곰곰 생각해보다가 고개를 끄덕여요) 그래.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다닐 사람이 있으면 좋지. 내 친구가 질투하겠는걸. 걔는 같이 오고싶어했거든.
 
Harry Coleman:같이 오고싶어하는 친구도 두고 온거야? 혼자 다니고 싶었는데 내가 눈치없이 따라다니는 거 아니지? (장난스런 표정을 지었다.)
 
Julia Page:아냐, 걔는 일이 있으니까 못 온거야(아마도..) 내가 좀 조용하고 무뚝뚝해보이긴 해도 사람이랑 같이 다니는걸 즐기는 편이거든. (장난기 서린 해리의 얼굴을 조금 째려보다가 나갈 준비를 할게요)
 
Harry Coleman:그럼 다행이고. 준비하고 나가자.
 
방안에 미묘한 공기가 고입니다. 눈꺼풀을 깜빡이는 것마저 조심스러울 정도로…… 달고 부드러운 기류입니다.
 
서둘러 준비를 해야할 탠데, 자꾸만 서로의 얼굴을 흘끔거리게 됩니
 
처음 보는 사람의 얼굴이 이토록 취향일 건 또 뭐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둘 중 하나는 분명합니다. 첫눈에 반했거나, 이 얼굴이 지독하게 이상형이거나.
 
서로에게 정신이 팔린 두 사람을 다시 깨우는 건, 호텔 복도를 뛰어가는 아이들의 목소리입니다. 여행에 들떴는지 아침부터 씩씩합니다. 이젠 서로에게서 빠져나와, 여행을 개시할 시간입니다.
 
여름의 타달린은 적당히 덥고, 완벽하게 아름답습니다.
 
소파 앞 테이블에는 타달린 여행 관광 가이드 팸플릿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숲, 해바라기밭, 버려진 기찻길, 자갈 해안] 등 갈 만한 곳은 많습니다.
 
Harry Coleman:어디부터 가고 싶어?
 
Julia Page:흠.... 역시 해바라기 밭이려나. 제일 유명하기도 하고.
 
호텔 스미스에서 해바라기밭까진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1960년대에는 렌탈 따위 없으니, 히치하이크를 하거나 택시를 잡아타야겠네요. 아,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도 괜찮겠어요.
 
Julia Page:택시라도 부를까?
 
Harry Coleman:거리가 좀 있다니까 그래야겠네, 로비에 내려가면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도 있을거 같은데. 일단 내려갈까?
 
Julia Page:그러자. (해리 조금 힐끔거리다가 먼저 나갈게요)
 
로비로 나가니 택시 두 대가 서 있습니다.
 
나란히 택시를 타니 친절한 기사가 둘을 맞이하네요.
 
Julia Page:해바라기 밭으로 가주세요.
 
??:어서오쇼~
 
순조롭게 해바라기 밭으로 향합니다. 기사에게 오늘 밤에 큰 불꽃놀이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Julia Page:불꽃놀이? 재미있겠다. 어디서 보면 에쁘려나
 
Harry Coleman:그러게. 해변이 가까우니 거기서 봐도 될 것 같은데, 음... 이따 피곤하면 방에서 봐도 좋고.
 
Julia Page:흠... 좋아. 저녁때 생각해보자. 운이 좋은걸? 불꽃놀이도 보고
 
??:흠흠, 다 왔습니다.
 
해바라기밭에 도착했습니다. 당연하지만 만개한 해바라기가 한창입니다. 여기부터 저기까지, 한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넓습니다. 사람 키만큼 껑충 자란 노란 꽃들은 일제히 태양을 따라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크흠흠, 신혼여행 온 커플인가 본데, 데이트 즐겁게 해요~ 좋을때다~ (슝 떠납니다.)
 
Julia Page:?
가버리셨네
 
??:그러게.
 
Harry Coleman:(ㅋㅋㅋ)
 
Julia Page:(ㅋㅋㅋ)
 
Harry Coleman:그러게. 해명할 시간도 없이.
 
초록으로 물든 줄기의 바다와 그 위를 떠다니는 노랗고 검은 꽃들. 햇볕이 피운 아지랑이 때문에 어딘가 흐릿해 보이는 것마저 여름답습니다.
 
입구에서는 얼음이 잔뜩 든 냉커피나 밀짚모자를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바라기의 전설이 적힌 안내문이 설치돼 있습니다.
 
Julia Page:이야 예쁘다... 유명할만하네.
 
Harry Coleman:그러게.. (햇살에 눈을 찌푸리지만 꽃들을 기분좋게 바라보았다.)
 
이야기를 읽고 해바라기를 다시 보자니 기묘한 느낌이 듭니다. 저 모든 꽃송이가 사랑에 눈먼 시선인 것처럼…….
 
Julia Page:(안내문을 읽고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한 얘기구나. 아폴론의 사랑은 항상 좋지 못한 결과로 끝났었지....
 
Harry Coleman:신화같은 건 관심없었는데, 이런데서 들으니 느낌이 또 다르네.
 
이야기 속 존재들은, 왜 하나 같이 사랑에 목을 매서 이런 비극을 맞는 걸까요?
 
정해진 길을 따라 그사이를 드나들 수 있습니다. 성긴 줄기를 밀치며 구불구불한 길을 걷노라면 전혀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기분이 듭니다. 이 끝에는 태양이 있을 것 같습니다.
 
Julia Page:정말 요정들이 사는 세계같은 느낌이다. (해리를 빤 보더니) 사진이라도 찍어줄까? (하고 물어봅니다)
 
Harry Coleman:(더운 공기에도 기분이 좋은지 연신 입술이 휘었다. 노란 풍경을 두고 서선 뒤를 돌아보았다.) 부끄러운데,. 그래도 모처럼이니까. 그럴까?
 
Julia Page:그래? 뭔가... 모델같아서 이런거 부끄러워할줄은 몰랐네. 그러고보니 평소에는 뭐해? 직업이라던가. (저쪽가서 서보라며 손짓합니다)
 
Harry Coleman:너한테 찍히려니까 그래.. (눈썹을 아래로 늘여뜰이는 꼴이 영 민망한 듯 하다. 손짓이 닿는 끝으로 가 해를 등지고 섰다.) 신문사에서 일해. 기자는 아니고, 회계팀이지만. 넌?
 
Julia Page:흠...?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면서 새삼 잘생긴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나는 공부도 좀 더 하고... 인턴십도 여기저기 다니는중이야. 하고싶은게 있거든.
 
Harry Coleman:(자세를 찹고 셔터음이 울리기만을 기다렸다. 사진이야 몇 번도 더 찍어봤는데, 답지않게 어색해하는 스스로가 낯설었다. 셔터 소리가 들리자 바로 네 사진도 찍어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멋진데. 하고 싶은게 뭔지 물어도 돼?
 
Julia Page:음... 듣고 웃으면 안돼. 좀 허들이 높은 꿈이긴 해서.. (순순히 카메라를 넘겨주고 자리로 가 딱딱하게 서있습니다) 나는 뭔가.. 외교라던가, 그런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싶어.
 
Harry Coleman:(조금 딱딱한데.. 네게 초점을 맞추며 타이밍을 찾았다.) 오?.. 말뿐이 아니라, 진짜로 멋지잖아. 난 야망이 큰 사람은 못 돼서.. 10년 뒤에 다시봐서 내 대단한 인맥이 되어주면 딱 좋겠어. (농담을 치며 웃는다.)
 
Julia Page:하하 내가 나쁜 소식으로 네 귀에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네. 그래도 아는 척 해줄거야? (네 농담에 작게 웃다가) 야망이 크긴..하지....너무 커서문제야. 그래도 해보는데까지는 해보려고. 내입으로 말하기도 좀 뭐한데 나는 좀 잘났거든(ㅋ)
 
Harry Coleman:(ㅋㅋㅋㅋㅋ)
(자신감있는 태도에 웃음을 떠뜨렸다. 네가 웃는 찰나에 셔터를 누르는 것도 놓치지 않고.) 나쁜 소식으로 찾아오면 최대한 도와줘볼게. 오늘부터 널 닯는다면 나도 그때 쯤 꽤 높은 자리에 있겠지.
(네가 나온 사진을 들여다보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거 나 가져도 돼?
 
Julia Page:지금보다도 더 멋진 사람이 되어있길 빌게 (하고 말하다가 사진을 가진다는 해리의 말에 조금 놀랍니다) 그 사진을? 딱히 안되는건 아니지만.... 왜? 조금 부끄러워지는데.
 
Harry Coleman:왜, 추억이잖아. 마침 잘 나왔고. 대신 내 사진을 줄게. 이 여행이 끝나고..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도 잊지 말라고. (선심쓰듯 말하는게 뻔뻔하다.)
 
Julia Page:(곰곰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사진 하나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 그래도 누구 보여주거나 그러진 마. 나 사진발 안받는단 말이야. (하고 카메라를 돌려받아 해바라기의 사진이나 풍경사진같은걸 찍습니다)
 
Harry Coleman:그럼. 나만 볼게. 누구 절대 안 보여주고.
 
Julia Page:(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다가 넌지시 말합니다) 이제 슬슬 다른곳도 가볼까?
 
Harry Coleman:그래, 그러자.
 
새파란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어서, 노랑이 아닌 것은 사람이 전부입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시선을 뗄 수 없다고 느낍니다.
 
Harry Coleman:desc 해바라기가 해를 쫓는 것처럼, 줄리아는 해리를 바라보고, 해리는 줄리아를 바라봅니다.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시선을 돌릴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ㅋㅋㅋ
 
해바라기가 해를 쫓는 것처럼, 줄리아는 해리를 바라보고, 해리는 줄리아를 바라봅니다.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시선을 돌릴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Julia Page:(ㅋㅋ)
 
아차, 모처럼의 여행인데 서로의 얼굴만 보다 끝낼 순 없어요. 다음 목적지는 어디가 좋을까요? [숲, 버려진 기찻길, 자갈 해안]
 
Julia Page:이번엔 너가 골라볼래?
 
Harry Coleman:그래? 그럼 숲으로 가볼까.
 
Julia Page:흠... 좋아!
 
호텔 스미스의 등 뒤론 긴 숲이 펼쳐집니다.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나무가 우거지며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는 눈이 쌓이는, 언제 보아도 좋은 풍경입니다. 호텔의 산책로는 바로 산으로 이어집니다. 나무 사이, 잘 가다듬은 흙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몇 보입니다.
 
투명한 아침 햇살 아래, 옅은 녹색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선 나무들은 끝나지 않는 도미노처럼 빼곡합니다. 숨을 들이켜면 산뜻한 풀 내음이 삽시간에 폐까지 닿습니다.
 
Harry Coleman:연리지 나무 얘기를 많이들었단 말, 했지? 그래서 한번 와보고 싶었어.
 
Julia Page:아하 여기있는거구나. 나무가 많으니까 되게 시원하다.
 
Harry Coleman:별 로맨틱한 감상을 품고 보러온 것은 아니지만 조금 기대가 되네. 최근들어,. 왜 사람들이 그렇게 운명을 기다리는지 알 것 같아서.
 
Julia Page:(....) 나도 원래는 운명같은걸 잘 믿는 편은 아니었는데 말이야. 그래도 뭔가 이런 자연의 신비...같은걸 보고있으니까 감성적이게 되는 것 같아 사람이.
 
나무를 뒤로하고 주변의 산책로를 걷다 보니 이야기 소리가 들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M):해리, 줄리아 듣기 판정
 
Julia Page: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arry Coleman: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이 숲 어딘가에 불로불사의 샘이 있대.” “요즘 누가 그런 걸 믿어?” “뭐 어 때, 재밌잖아. 진짜 있다면 마실 거야?”
“마시기만 하겠어? 물탱크라도 가져 와야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웃고 떠듭니다.
 
불로불사의 샘이라니, 이런 시골에 흔하게 돌 법한 전설입니다.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타달린의 풍경은 대단히 아름답지만, 사람도 동물도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젊은이와 늙은이가 다 함께.
 
어르신들은 숲을 유명하게 만들려는 타달린의 수작이다, 타달린의 늙은이들이 꿈을 꾸는 거다, 약수는 원래 몸에 좋다며 분분한 의견을 나눕니다. 그리곤 해리와 줄리아를 보며 한참 좋을 때라고 말합니다.
 
우리도 그대들만 할 땐 두려울 게 없었어. 젊음이 영원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지! 그러니 하루하루 아껴 쓰도록 해. 보기 좋구먼!
 
잔소리 같기도 회고 같기도 한 다정한 말들이 쏟아집니다.
 
정작 샘의 위치는 물어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산 속에는 얕은 시내가 전부로 샘이나 호수라고 불릴 법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물놀이하고 싶다면 해바라기밭으로 가야 한다는군요.
 
Harry Coleman:그런가.. 동화같은 이야기네.
 
Julia Page:어떤 마을이든 전설이 한두개쯤은 있는 법이니까.
 
Harry Coleman:여행지라 그런가 여긴 특히 이런 이야기가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재밌네.
 
Julia Page:그러게. 정말 휴가온 기분이 들어서 좋다. 믿지는 않지만... 너는 이런거 믿어?
 
Harry Coleman:음.. 딱히. 지어낸 이야기인게 보통이니까. 재미로만 들어.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 다시 입을 연다.) ..근데 역시 너랑 날 보면 좀.. 아니다.
(곧 관두고 숲의 위쪽을 가리켰다.) 연리지는 조금 더 올라가야 하는 것 같은데 아직 많이 힘들진 않지?
 
Julia Page:그럼. 멀쩡해. 다시 올라가볼까? (하고 걸음을 옮깁니다)
 
산을 오르는 건 쉽지 않습니다. 왕복 1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낮은 산이라지만 숨은 금세 턱 끝까지 찹니다. 정제되지 않은 흙길, 불규칙하게 설치된 나무 계단, 주변에 잡을 난간도 마땅치 않은 오르막길이라니 그럴 만도 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M):줄리아 근력판정
 
Julia Page: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꺄아아악)
 
Harry Coleman:(에고..0
 
이런, 줄리아는 발이 미끄러져서 넘어질 뻔합니다.
 
Julia Page:어이쿠
 
Harry Coleman:(ㅋㅋㅋㅋㅋ어이쿠< ㅋㅋ)
 
그 순간 손이 확 잡히고 몸이 딸려 올라갑니다.
 
바스락, 바스락. 나뭇잎을 밟는 소리와 함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집니다.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가 먼발치에서 울어댑니다. 귓가에 이명이 도는 것 같습니다.
 
이만큼 가까워지자 다시 한번 심장이 요란하게 뛰기 시작합니다. 쿵, 쿵, 쿵, 쿵. 누구의 것이라고 구별할 수 없는 박동이 교차합니다.
 
Harry Coleman:...괜찮아?
 
Julia Page:...... (눈을 크게 깜빡거리다가) 고.... 고마워.
 
Harry Coleman:..응, 큼. 다치진 않은 것 같다.
 
얼굴이 벌개진 해리가 먼저 당신의 손을 놓습니다. 날이 덥다며 애먼 소리만 합니다. 문득 빈손이 눈에 띕니다. 비탈길을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붙잡을 것이 마땅치 않으니 손을 잡는 게 좋지 않을까요?
 
Harry Coleman:..잡고 갈래? 이상한 생각하는게 아니고.. 위험하니까. (손을 내민다.)
 
Julia Page:(조금 주저하다가 아까 넘어질 뻔 한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순순히 손을 잡습니다)
 
Harry Coleman:..(옅게 미소짓고 시선을 틀었다.)
 
손을 잡고 산길을 걷습니다. 올라갈수록 인기척은 줄고 나뭇잎만 무성합니다. 세계에 덩그러니 둘만 남은 것처럼.
 
위로 드리운 나무들과 아래로 자라난 풀들이 시야를 방해합니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점점 길이 좁아집니다. 녹음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햇빛이 닿지 않아 슬슬 어두워지면, 새의 날갯짓 소리마저 생생하게 들립니다.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맥박도, 심장이 뛰는 소리도 선명해집니다.
 
어깨가 아슬아슬하게 닿을 법한 거리를 두고 걷다 보면 부쩍 가까워진 기분이 듭니다.
 
Harry Coleman:아, 저 나무인가 봐.
 
얼마나 걸었을까, 해리가 손을 뻗어 무언가를 가리킵니다. 정상에 다다랐는지 평평한 공터가 펼쳐집니다. 풀꽃과 잡초가 전부인 그곳에, 두 그루의 나무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그건 꼭 손을 잡은 두 사람처럼 보입니다. 기다란 나무들은 각기 자라나선 중간에 난 가지들을 통해 하나가 되었습니다. 어디까지가 이 나무의 가지고 저 나무의 가지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둘이되 하나인 꼴이 사이좋아 보입니다.
 
일부가 이어진 탓에 서로에게 기운 나무들은 떨어지기 싫은 연인 같습니다. 그저 나무에 지나지 않는데, 고작 저 한 부분 때문에 이렇게 달리 보이네요.
 
Harry Coleman:이거구나. 생각보다 크네..
 
Julia Page:그러게. (손을 아직도 잡고있나요? 잡고 있다면 손을 의식하면서 나무만 쳐다봅니다) 이 나무들만 이렇게 덩그러니 있을줄도 몰랐어. 뭔가 둘만 다른세계에 있는 느낌이랄까...
 
Harry Coleman:(앗 손.. 지금 놓은걸로 할까요) 이걸 보고있는 나까지도 다른 세계에 온 것 같기도... 아, 너무 감상적인 소릴 했네.
(겹쳐쥔 손등 위로 네 시선이 닿는게 느껴지자 느슨히 풀었다.) 계속 잡고있긴.. 사심있는 걸로 보여?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Julia Page:여행을 오면 좀 감상적인 말을 해도 되지 않나? (사심있어보이냐는 말에 하늘을 보며 다시 시선을 돌렸다.) 어짜피 이제 내려가야 되니까. (하면서 손을 다시 잡습니다 (ㅋㅋ)) 가자.
 
Harry Coleman:(ㅋㅋㅋ) 맞네. 내려갈 땐 더 조심해야지. (푸스스 웃으며 잡은 손을 눌러쥐었다.)
 
연리지를 다 본 후에는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옵니다. 얼마나 오래도록 붙어 있었던 걸까요. 인위적으로 부러뜨리거나 나눠두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참, 출구에 다다를 때까지 샘은커녕 물소리도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두 군데를 살펴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랗던 풍경은 다 어디로 가고, 그 위로 노을이 새빨갛게 내립니다. 타달린은 외딴 마을로, 밤이 되면 가로등도 거의 없습니다.
 
여름은 해가 길지만, 밤이 시작되면 어두워지는 것도 순식간입니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어쩌면 돌아오는 동안 하늘의 모든 색을 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텔 스미스의 정문부터 입구까지는 꼬불꼬불한 가로등들이 주홍색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바닥에는 납작한 징검다리가 장식처럼 박혀 있습니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뒤에서 해리가 부릅니다.
 
Harry Coleman:줄리아, 곧 불꽃놀이 시작할 시간인데.
같이 볼거지?
 
그러고 보니 여름엔 불꽃놀이 시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같고……. 완전히 어두워지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방으로 돌아가 베란다에서 봐도 좋고 호텔의 안뜰에서 봐도 좋습니다. 밖에서 보고 싶다면 그래도 됩니다. 돌아오는 길이 좀 호러 영화 같을 수도 있지만.
 
Julia Page:음... 산이 꽤 힘들었던 것 같아. 방에서볼래?
 
Harry Coleman:그게 낫겠다. 가로등이 없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더 어둡네.
 
불꽃놀이를 기다리며, 줄리아와 해리는 무엇을 준비할까요? 따뜻한 차나 시원한 술, 안주나 입가심용 주전부리를, 담요나 쿠션 따위를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만반의 준비를 끝낸 그때,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커튼을 걷고 베란다로 나가면 불꽃놀이가 이제 막 시작한 참입니다. 옆 방에서도 불꽃놀이를 기다렸는지 탄성이 들리고,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해리도 옆에서 홀린 듯이 그 풍경을 보고 있습니다.
 
위아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새카만 밤, 먼 하늘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색색의 화약이 꽃을 그리며 바닥으로 쏟아집니다.
 
붉은 원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황금 무지개가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눈처럼 창백한 꽃이 피었다가 집니다. 강렬하게 폭발한 불꽃은 삽시간에 흩어지며 점멸하더니 기어코 흔적 없이 어둠 속으로 사그라들고 맙니다.
 
위아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새카만 밤, 먼 하늘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색색의 화약이 꽃을 그리며 바닥으로 쏟아집니다.
 
별보다 더 화려한 밤하늘을 보고 있을 때, 해리가 슬그머니 어깨에 머리를 기댑니다. 피곤해서인지 그저 그러고 싶어서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Harry Coleman:(시선만 올려 눈을 맞추었다. 뒤늦게 허락을 구하는 표정이었다. 여름이라든가, 여행길의 설렘을 이유로 한 번만 봐달라는 양.)
 
Julia Page:(해리가 올려다보자 귀여운건지 얄미운건지 이마만 콩 살짝 때려주고 가만 기대게 놔둡니다)
 
밤이라지만 여름은 아직 후덥지근합니다. 타인의 체온이 필요할 정도로 추울 리가 없습니다. 아니, 사실은 더워죽을 지경입니다. 어깨가 뜨끈뜨끈하고, 목덜미로 땀방울이 흐르는 감각이 선연합니다. 그런데도 왜 밀칠 기분이 들지 않는 걸까요.
 
결코 시원해보이지 못하지만, 멀어지거나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은 풍경을 보고 있는 걸까요?
 
세상은 불꽃이 폭발하는 소리로 요란한데, 603호만큼은 2인분의 심장 소리가 더 소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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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스미스에서의 두 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부쩍 피곤합니다. 겨우겨우 눈을 뜨니 해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줄리아가 해리를 찾는다면 신발은 현관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 안에 있다는 건데……. 침대에도 소파 베드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설마 맨발로 나가지는 않았을 거고. 욕실의 문이 닫혀 있는 게 눈에 띕니다.
 
물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노크해도 조용하기만 합니다. ……. 화장실에도 없나? 문고리를 돌려보면 안쪽에서 잠갔단 걸 알 수 있습니다. 유령이나 도둑이 아니면 해리가 들어간 게 맞을 겁니다.
 
몇 번이고 더 말을 걸면 해리는 아주, 아주 오래 뒤에 작게 대답합니다. 하지만 뭐라고 말하는 건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Harry Coleman:(줄리아, 듣기 판정
 
Julia Page: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뭐라고?
 
Harry Coleman:어어, ...리아.. 내가 오늘 뭔가… ... 안 좋아서.
아픈 건 아... 상태가 조금.. 걱정할 만한 건 아니야.
 
Julia Page:괜찮아...? 무슨일이야?
 
Harry Coleman:아니.. 그냥 오늘 좀 이상하네..
 
해리의 말인즉, 오늘따라 얼굴이 영 이상해서 보여주고 싶지 않답니다. 어제 이미 질리도록 본 얼굴인데 새삼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올 생각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되려 줄리아에게 혼자 나갔다 오라고 말하지만… 어차피 나가려면 씻어야 하는걸요.
 
Julia Page:뭐가 어때서그래. 문좀 열어봐.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혹시 문을 열 수있도록 설득이나 말재주 롤 가능할까요?)
 
Harry Coleman:(넹 됩니당
 
Julia Page:
설득
기준치: 65/32/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와!!
 
Harry Coleman:.....알겠어. (한숨 소리가 들리고 문을 연다)
 
겨우 문이 열리지만 한 뼘쯤 열린 문 너머, 그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
 
Harry Coleman:(줄리아, 관찰력 판정
 
Julia Page: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arry Coleman:(오...디게 잘하는데......
 
그의 말마따나 오늘은 피곤해 보입니다. 딱히 눈그늘이 진 것도 아니고, 초점이 흐린 것도 아닌데 그렇습니다. 눈 아래가 살짝 꺼진 것도 같고. 피부 가 까슬까슬해 보이기도 합니다. 어제 햇빛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가?
 
Harry Coleman:[줄리아, 정신력 판정]
 
Julia Page: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늘 하루는 다소 달라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게 중요할까요. 여전히 그를 보면 심장이 뛰고, 이 사랑은 잠잠해지지 않는데요.
 
줄리아가 거울을 살펴보면 해리와 비슷한 상태입니다. 어제 피곤했는지 평소보단 퀭해 보이네요.
 
Julia Page:.... 어제 조금 무리하긴 했나봐. 오늘은 좀 쉬엄쉬엄 다닐까? 그래도 못봐줄정도는 아니네.
 
Harry Coleman:너한테 보이려니까 괜히 신경쓰여서. 괜찮아 보여? .. (슬그머니 수건을 내린다.)
 
Julia Page:(귀엽게굴긴...) 괜찮아 괜찮아. 여전히 잘생겼어. 그래도 오늘은 피부가 타지않게 조심해야겠다. 생각보다 햇빛이 센가봐.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주디 생각하는거 완전 리디광공같아요)
 
Julia Page:(ㅋㅋ)
(저거 저예요)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헷갈렸어요 어쩐지)
(씹탄주디 귀여워.. 하고있었는데)
 
Julia Page:(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
 
모자를 챙겨 가는 게 좋겠습니다. 햇빛이 너무 강하거든요.
 
로비로 내려온 둘은 호텔 직원들이 조금씩 수군거리는 것을 발견합니다.
 
Harry Coleman:[듣기판정]
 
Julia Page: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좀 이상하지? 그 1101호 손님. 사람이 음산한 게 수상쩍어. 같이 왔던 사람은 또 안 보이더라.”
“내말이. 관상이 무섭다니까.”
 
Harry Coleman:무슨 소리지?..
 
Julia Page:글쎄....
 
Harry Coleman:호텔에 이상한 사람이라도 묵고있나... 궁금한데 한 번 물어볼까?
 
Julia Page:네가 신경쓰인다면야 (직원들에게 다가가서 혹시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냐고 묻습니다)
 
??:" 꺅! 드, 들으셨어요? 어떡해.. 너무 크게 얘기했나봐. "
"죄송하지만 호텔 내부 이야기라 말씀드리기가 조금,. "
 
Julia Page:아.... 그건 그렇죠. (해리야 미인계써봐ㅋㅋ)
 
Harry Coleman:(아니 왜 내가)
 
Julia Page:(가만히 서있어도 미인계)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근) 숨기니까 더 궁금하네.. 설득하면 먹히려나,.
 
Julia Page: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신문사에 들어간 이유가 있었어(중얼중얼) 설득해봐봐
 
Harry Coleman:(그럼..) 어디가서 얘기 안 할 건데, 조금만 얘기해 주실순 없을까요? 수상한 사람이란 말을 들었는데, 괜히 걱정되네요.
설득
기준치: 10/5/2
굴림: 13
판정결과: 실패
 
Julia Page:아깝다
 
??:" 안돼요ㅜㅜ! "
 
Julia Page:저도 부탁드릴게요
설득
기준치: 65/32/13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Harry Coleman:(오)
 
Julia Page:(이게 토론부다)
 
Harry Coleman:(울공주 전부 성공이야)
 
??:" 핫,,... 정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나요.. "
“그게, 1년 전부터 어떤 손님 두 분이 2인실을 장기 대여하셨거든요. 여긴 여름에나 유명한 곳이라 그런 일이 거의 없는데……. 거금을 내고 빌려선 관광도 안 하고, 계속 방에서 안 나오시지 뭐예요. 그러더니 얼마 전부턴 한 분은 아예 안 보이셔서…….”
 
Julia Page:그건.... 수상하긴 하네요.
 
??:“ 투숙하는 동안 청소도 필요 없으니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아,, 너무 많이 얘기하나..? ”
 
Harry Coleman:(소근) 더 캐면 뭐 나올 것 같은데.
 
Julia Page:흠.... 이왕 말한거 다 말해보는건 어때요? 도와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Harry Coleman:(한번더 굴려주세욥)
 
Julia Page:
말재주
기준치: 75/37/15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arry Coleman:(공주 대단해)
 
Julia Page:(ㅋㅋ 공주라뇨)
 
??:“으으.... 다른 한 분이 어디 갔는지 걱정이에요. 몇 직원들 사이에선… 살인 사건이란 소문이..!..”
 
옆에 서 있던 직원들이 다 같이 겁에 질린 한숨을 뱉습니다. 체크아웃할 때도 한 명만 나오면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냔 수군거림도 함께입니다. 1101호라면 거리가 제법 있지만……. 찜찜하긴 하네요.
 
나가려던 찰나에 검은 모자를 푹 뒤집어쓴 남자와 잠깐 부딪히나, 사과의 말을 건네기도 전에 그 사람은 사라집니다. 어쩐지 하늘이 우중충한 기분이 듭니다. 직원들은 저 사람이 바로 1101호의 숙박객이라고 덧붙입니다.
 
??:" 헉!.. 저사람이에요! .."
 
Harry Coleman:사람을 겉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거지만,.. 딱 봐도 수상해보이긴 하네.
 
Julia Page:아무래도.... 우리도 조심하는게 좋겠어.
 
Harry Coleman:desc 인기척을 지우는 데 능숙한 것 같다. 인파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인기척을 지우는 데 능숙한 것 같다. 인파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Harry Coleman:ㅋㅋ)
사라졌네.
 
Julia Page:(ㅇㅇㅏㄴㅣㅈㅓㅈㅣㄱㅡㅁㅌㅏㅇㅣㅍㅣㅇㅇㅣ ㅇㅣㅅㅏㅇㅎㅏㄱㅔ)
그러게
(됐다)
 
Harry Coleman:(??ㅋㅋㅋㅋ)
 
Julia Page:(갑자기 타이핑이 이상하게 됐어요 ㅜㅜ)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
 
Julia Page:우리도 나갈까?
 
Harry Coleman:그래. 오늘은 어디로 갈까? 자갈해안이랑, 기찻길에 안 갔었지?
 
Julia Page:응. 오늘은 가까운곳으로 가자. 어디가 더 가깝지?(팜플렛을 확인해볼게요)
 
Harry Coleman:음.. 기찻길이 더 가까운 것 같네. (팜플렛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Julia Page:그럼 기찻길로 가자. (모자를 단단히 고쳐쓰고 기찻길로 향할게요)
 
타달린에는 두 개의 기찻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탐사자가 타고 온 기차가 달린 길이고 다른 하나는 버려진 기찻길입니다. 새로운 기차역이 들어서면서 더는 사용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요즘에 와서는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래도록 방치된 기찻길에는 이끼와 잡초가 그득합니다. 썩은 나무처럼 칙칙한 색의 선로 위로 푸릇푸릇한 것들이 올라타고 있습니다. 자연의 한 풍경처럼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선로는 양쪽으로 나뉘어서 저 앞을 향해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위를 밟고 걸으면 오래전 기차가 달리던 길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선로 아래에 구르는 자갈이 달각달각, 기차만은 못한 바퀴 소리를 냅니다.
 
녹슨 선로를 따라 걷습니다. 이제는 쓰지 않는 철주, 고장나 제멋대로 깜빡거리는 신호기, 끊어지고 뒤엉킨 전차선 따위가 보입니다. 선로는 쭉 뻗었지만, 걷다 보면 연리지처럼 서로 맞닿는 구간이 나옵니다. 레일이 교차하는 곳입니다.
 
Julia Page:나는 이런 아무도 없는 기찻길 같은것도 좋더라. 인간의 흔적을 뚫고 나오는 식물이라던가 그런걸 보는게 신기한 것 같아. (그러다가 레일이 교차하는 곳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저쪽으로 가볼까?
 
Harry Coleman:그러게. 버려진 곳인데도 관광 명소라 그런지 어두운 분위기는 아닌 것 같고. 예쁘다. (네가 가리키는 곳으로 걸었다.)
저건.. 카펜가?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자리한 작은 가게를 보며.)
 
Julia Page:카페? (눈을 찌푸리고 해리가 가리킨곳을 바라봅니다)
 
Harry Coleman:맞는 것 같은데. 목은 안 말라? 뭐라도 사다 마시면서 걸을래?
 
Julia Page:그래 좋아. (카페로 가서 음료를 주문합니다.) 나는 ... 밀크쉐이크로 마셔야겠다.
너는?
 
Harry Coleman:나는 그냥 아메리카노로 할게.
 
“어서오세요!” 작은 카페의 점원이 환하게 인사합니다.
 
??:“ 커플이신 것 같은데.. 맞으실까요? 커플이시면 음료 30% 할인해드려요! “
 
Julia Page:(ㅋㅋ)
(해리 빤 바라봅니다)
 
Harry Coleman:(ㅋㅋㅋ)
(줄리아 빤히 보다가 웃고 점원에게 카드를 내민다.) 커플맞아요. 밀크쉐이크랑 아메리카노로요.
 
??:" 네! 감사합니다! "
 
점원이 곧 음료를 건넵니다.
 
??:"즐거운 데이트 되세요!^^ "
 
Julia Page:아... 네^^(하고 음료를 받아나갑니다)
 
Harry Coleman:(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면서 눈치를 본다.) 맘대로 말해서 싫었어? ...30%라잖아.
 
Julia Page:아니 괜찮아. 뭘 다 말해놓고 눈치를 봐. (키득키득 웃다가 옆구리를 쿡 찔러줍니다)
 
Harry Coleman:그냥.. 기분 나쁠까봐. 같이다니니까 계속 오해받네. (나란히 기찻길을 따라 걷는다.) 물론 난 안 싫었어. 전혀.
 
Julia Page:이 나라 사람들은 사랑을 참 좋아하잖아. 어쩔 수 없지.(싫지 않았다는 말에 살짝 안심하다가 계속 걸어요.) 기찻길의 끝은 어디일까?
 
Harry Coleman:버려진 곳이니까 중간에 끊기긴 하겠지만.. 적어도 여기서 끝이 보이진 않네. (미간을 좁히며 먼 곳을 보다) 끝까지 가보고 싶어?
 
Julia Page:음... 조금 궁금하긴 한데 오늘은 그냥 돌아가자. 어제처럼 무리하게 걸었다가는 또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네가 화장실에 박혀있을지도 모르니까.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이제 안 그럴게. (뒤를 돌아 걸으니 아까의 교차로가 다시 보였다.) ..아, 줄리아. 네 선택으로 원래의 어떤 결과를 바꿀 수 있다면.. 그럴거야? 트롤리 딜레마 같은거.
 
Julia Page:아, 트롤리 딜레마. (시달렸던 것이 많았는지 머리를 짚다가) 글쎄.... 사실 나는 조금 이기적이게 들릴지모르지만 내가 소중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여겨서.... 아마도 나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결과를 바꿀 것 같아. 너는?
 
Harry Coleman:(네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난.. 역시 바꾸지 않을까, 나라도. 내 선택으로 누군가 죽게된대도.. 적어도 내 눈 앞에선 죽게 못 두지.
..엇,
 
Julia Page:?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툭. 투둑. 툭. 툭. 툭. 경쾌한 소리가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하늘을 살피기도 전에 빗방울이 먼저 줄리아의 콧잔등을 때립니다. 소나기입니다. 맑은 하늘이 굵은 비를 한 움큼 쏟고 있습니다.
 
Harry Coleman:[해리, 줄리아 관찰력 판정.]
 
Julia Page: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Harry Coleman: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근처의 커다란 나무를 발견합니다. 함께 뛰어가세요. 하지만 나무의 이파리가 아무리 풍성하더라도 비를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뒤늦게 터널을 발견합니다.
 
불규칙하게 쌓이는 물소리가 선로의 표면을 때립니다. 물줄기가 떨어지며 햇빛을 반사하는 통에 은색 실타래가 쏟아지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물방울이 바닥에서 부서지고, 왕관을 그리며 뛰어올라,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과정이 늘어진 필름처럼 천천히 시야에 새겨집니다.
 
달리는 사이 쾅, 마른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들립니다. 두 사람이 발을 뗄 때마다 작은 자갈과 더 작은 물방울이 제멋대로 부딪치고 나동그라집니다.
 
비를 피해 터널 안으로 들어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빗줄기는 더 세게 내리꽂힙니다. 이름 모를 나무와 풀들이 추락을 견디지 못하고 위아래로 흔들립니다. 물 냄새와 물소리가 가득합니다.
 
이끼로 뒤덮인 터널 안에선 무슨 말을 해도 목소리가 웅웅 울립니다. 메아리치는 것 같기도 하고, 귓가에 속삭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Julia Page:에구... 다 젖었네...
 
Harry Coleman:그러게. 화창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네.
 
Julia Page:언제쯤 잦아들으려나...
 
Harry Coleman:오래걸리진 않아야 할 텐데.
[둘다 건강판정]
 
Julia Page:
건강
기준치: 55/27/11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Harry Coleman: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Julia Page:이열
 
Harry Coleman:(열
 
어깨가 축축해져서 짜증이 납니다. 다행히 감기에 걸릴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시야가 트이고 나면 터널 벽에 새겨진 무수히 많은 낙서가 보입니다. 다녀간 사람들이 이름과 왔다 간 날짜를 적거나,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둔 모양입니다. 화살표 아래 쓰인 두 개의 이름, 반드시 결혼하고 말 거란 다짐,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는 고백……. 유치한 사랑의 맹세도 종종 보입니다.
 
Harry Coleman:esc 벽 아래에는 몽당 분필이 몇 개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어차피 버려진 터널입니다. 언젠가는 무너지고 부서지고 말겠죠. 그렇다면 그때까지라도 흔적을 남겨두는 건 어떨까요?
 
벽 아래에는 몽당 분필이 몇 개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어차피 버려진 터널입니다. 언젠가는 무너지고 부서지고 말겠죠. 그렇다면 그때까지라도 흔적을 남겨두는 건 어떨까요?
 
Harry Coleman:분필이네. 비 그칠 때까진 심심할텐데, 우리도 뭐라도 써볼까?
 
Julia Page:뭐라고 쓰게?
 
Harry Coleman:이름이라도 쓰지 뭐. 나중에 또 오게돼서 다시 보면 재밌지 않겠어. (분필을 들고 동굴 벽 가까이에 선다.) 우리 이름 하나 쯤 더 써도 티도 안날 것 같은데. 싫어? (슬 미소지으며 분필 하날 건넨다.)
 
Julia Page:싫다고 안 쓸것도 아니면서. (분필을 받아들고 또박또박 Judy라고 적습니다.) 이런걸 해보기는 처음인 것 같아.
 
Harry Coleman:(그 옆에 Harry 라고 적으며.) 처음이라고? 난 학생때는 좀 했던 것 같은데. 민폐라곤 생각도 못 할 때지.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니까. (변명하듯 말을 더하고는 손에 묻은 분필가루를 털었다.)
 
Julia Page:특별한 상황? (변명하는 것 같이 덧붙이는 해리의 말이 웃겨서 뭐라고 반박해주려다가 그냥 그만두었다.) 그나저나 이 비는 언제 그치려나.. 우산이라도 가져올걸 그랬다.
 
Harry Coleman:그러게.. 언제쯤 그치려나.
 
일기 예보는 분명히 맑을 거라고 했는데. 하늘이 맑으니 소나기 같습니다만, 언제 그칠지는 모르게 되었습니다.
 
Julia Page:그냥...달려나가기에는... 비가 너무 많이오지?
 
Harry Coleman:아무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 볼까..
 
해리는 터널 밖으로 손을 내밀고 빗방울을 만져보고 있습니다. 젖은 얼굴로 웃는 모습이 청춘 영화의 한 장면 같다면 단단히 콩깍지가 씐 걸까요?
 
Harry Coleman:[줄리아, 정신력 판정]
 
Julia Page: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내리는 비, 보는 이 없는 곳, 터널의 그림자, 모든 상황이 키스하기 딱 좋단 생각이 듭니다.
 
Julia Page:(우~~~키스해~~~)
 
Harry Coleman:(키스해~~~)
... (옆을 보니, 너와 시선이 닿았다. 눈을 깜박이길 두어 차례,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무슨 생각해?
 
Julia Page:(고개를 휙 돌리며 말해요) 별거 아냐.
 
Harry Coleman:그래? 별 거 아닌데 그냥 그렇게.. (네 고개를 따라 한 발짝 다가간다.) 그렇게 빤히 봤어?
 
Julia Page:뭐... 뭐하는거야. (뒷걸음질 치다가) 경찰에 신고해버린다...?
 
Harry Coleman:(충격) 신고할 만큼 싫어...?
(얕은 숨을 내쉬며 네 손을 끌어와 끝을 살짝 잡았다.) 같은 생각을 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
 
Julia Page:시...싫은건 아닌데. 너무 가까웠잖아. (손끝을 잡은 너를 보다가) 그렇게 불쌍한 표정 하지 마. 안그래도 젖었는데 우는 것 같아.
 
Harry Coleman:그래보여? (입꼬리를 씩 당기며 느슨히 손을 내려놓는다.) 누가 내 마음을 알아주질 않아서, 좀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장난스럽게 말을 늘이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
 
비가 그치기 시작합니다.
 
Julia Page:어라... 비가 점점 개는 것 같은데?
 
Harry Coleman:그렇네. 금방 그쳐서 다행이다. 그럼 나갈까?
 
Julia Page:(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끄덕입니다) 그러자. 뭔가.. 피곤하다.
 
비가 그치고, 동굴 밖을 나섭니다. 비를 맞고 잠깐 뛰었다고 숨이 가빠집니다.
 
확실한 건 평소 줄리아의 체력으로 별로 무리인 여정이 아닌데도 급격하게 피곤해진다는 겁니다.
 
Harry Coleman:[줄리아, 건강 판정 ]
 
Julia Page:
건강
기준치: 55/27/11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힘들지만 기껏 온 여행인데 벌써 지칠 순 없어요. 이를 악 물고 버틸만 한 것 같습니다.
 
Harry Coleman:어째 나이 먹을수록 쉽게 지치는 것 같아. 예전에는 온종일 뛰어다닐 수도 있었는데.
 
Julia Page:하하 뛰어다니는 편이었구나? 하긴 그나이대 남자애들은 그런편이긴 하지.
 
Harry Coleman:아무래도. (멋쩍게 웃는다.)
 
몸은 피곤하지만, 해리와 함께 있으면 가슴은 팔짝팔짝, 여느 때보다 열렬하게 뛰어댑니다. 오늘이 마지막일 테니 흐지부지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죠.
 
다시 이동하려 하면 어디선가 기묘한 시선을 느낍니다.
 
Julia Page:....?
 
Harry Coleman:[줄리아 관찰력 판정]
 
Julia Page: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아오
 
Harry Coleman:ㅋㅋㅋㅋㅋ
 
지나가던 행인과 어색하게 눈이 마주칩니다.
 
Harry Coleman:누구 있어?
 
Julia Page:아니.... 그냥 뭔가 이상해서
별거 아니야. 가자
 
Harry Coleman:? 그래.
 
Julia Page:마지막은 자갈해변이었지?
 
Harry Coleman:응, 여기서 멀지 않았던 것 같아. 가자.
 
둘은 자갈해변으로 향합니다.
 
머리 위의 태양은 쨍하고, 뜨거운 바람이 부는 여름입니다. 워낙 날이 밝아 흙길 위에 새겨지는 그림자의 대비가 또렷합니다. 그리고 그 밝은 풍경 아래에서 줄리아는 깜짝 놀랄 것을 보고 맙니다.
 
해리의 얼굴이 삽시간에 늙어, 당신보다 두 배는 더 나이가 많아 보이지 뭡니까. 눈가에 잔주름이 지고, 앳된 티는 모다 사라졌습니다. 이목구비의 배열은 똑같은데. 지금까지 옆에 서 있던 건 분명히 해리였는데도. 눈앞의 사람은 해리가 아니라 해리의 부모, 내지는 삼촌 같습니다.
 
줄리아의 얼굴을 본 해리도 무척 놀란 얼굴입니다. 커다랗게 뜬 눈 위로 경악이 읽힙니다. 줄리아가 자신의 얼굴을 확인한다면 해리와 마찬가지로 한참 나이를 먹었단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아무리 피곤했다지만, 사람이 이렇게 삽시간에 늙을 수 있나? [이성 판정(0/1D3).]
 
Julia Page: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3
(나의 해리는 저렇지 않아!!!!!!!!)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줄리아, 지능 판정]
 
Julia Page: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평소보다 훨씬 심하던 피로, 유독 일어나기 힘들던 아침, 어딘가 좋지 않던 컨디션. 몸에 이상이 생긴 건가? 아니면, 단순히 너무 피곤해서?
 
어제와 오늘, 하루 사이에 적어도 20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 눈이 뻑뻑하고 여기저기가 쑤십니다.
 
모든 기능이 삐걱거리는데, 딱 하나 팔팔한 것이 있습니다. 심장입니다. 상황 파악도 못 하고, 해리를 보자 거세게 뛰기 시작합니다. 두근, 쿵, 두근, 쿵, 두근, 쿵. 가슴 뛰는 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Harry Coleman:[줄리아 정신력 판정]
 
Julia Page: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해리의 나이 먹은 모습은 이렇구나. 기묘한 만족감을 느끼다 곧 정신을 차립니다.
 
이럴 때가 아니지!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Julia Page:아차
 
그때, 다시 한번 기묘한 시선을 느낍니다.
 
섬뜩하게 뒤통수를 관통하는 느낌. 아, 기차역에서도 느꼈던 시선입니다. 시선 때문에 뒤돌아봤을 때 해리가 거기 서 있었죠. [관찰력 판정.]
 
Julia Page: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을 발견합니다. 모자 아래로 눈이 마주치자, 그 남자는 사악하게 웃습니다. 길게 벌어지는 웃음엔 한기가 듭니다.
 
Julia Page:.....?
(남자에게 다가갈 수 있나요?)
 
Harry Coleman:?/desc 이게 뭐죠? 아무튼간에, 계속해서 우릴 쫓아다니는게 틀림없어요. 줄리아는 남자에게 다가갑니다.
 
이게 뭐죠? 아무튼간에, 계속해서 우릴 쫓아다니는게 틀림없어요. 잡아야해요!
 
Julia Page:저기요! (하면서 남자를 잡으려 시도해봅니다)
 
검은 모자를 쓴 남자:" 들켰군, 에잇! "
 
Julia Page:뭘 에잇이야! 거기서!
 
검은 모자를 쓴 남자:
회피
기준치: 45/22/9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Julia Page:ㅋㅋ
 
검은 모자를 쓴 남자:[줄리아는 민첩으로 대항 가능합니당]
 
Julia Page: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아....
 
검은 모자를 쓴 남자:" 하하, 느려터졌군! "
 
Julia Page:나는 어렸을 때 많이 안 뛰는 타입이었다고...!
 
줄리아는 남자를 잡는데 실패합니다. 하지만 어쩐지 절박하게 피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Julia Page:(다시 한 번 잡으려고 시도해봅니다)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ㅋㅋ
 
검은 모자를 쓴 남자: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가 짜증나게 비웃습니다.
 
검은 모자를 쓴 남자:고/desc 남자를 공격으로 제압가능합니다. (민첩이 높은쪽부터 공격합니다. 제자 민첩45)
 
Julia Page:민첩 60입니다!
하.... 이렇게까지는 안하려고했는데
비무장
기준치: 25/12/5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오올
 
검은 모자를 쓴 남자:(올)
" 윽! "
" 에잇! " [마탄: 마력 1d2을 사용해 상대에게 강력한 마법 공격을 합니다. 대상자는 고통과 함께 체력 1d5를 차감합니다.]
rolling 1d2
 
(
1
 
)
 
 
=
1
rolling 1d5
 
(
5
 
)
 
 
=
5
 
Julia Page:
 
검은 모자를 쓴 남자:wow
이게.. 나의 힘?
 
Julia Page:체력 5라서 건강판정 하겠습니다(ㅋㅋ)
아오
ㅋㅋㅋㅋㅋ
건강
기준치: 55/27/11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안녕 해리...
 
검은 모자를 쓴 남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ㅋ
 
Julia Page:(풀썩)
 
Harry Coleman:줄리아!!!!
 
Julia Page:(이거 이래도 돼요? 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짱구 극장판됐는데)
 
Harry Coleman:(저도 몰라요 일이 일케될줄은)
(.....말도 안돼 진짜 쩌리악역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검은 모자를 쓴 남자:" 뭐... 뭐야 이 나보다 더한 약골은? "
"너... 얼마나 방에 쳐박혀서만 있던거야. 나보다 더하네."
 
남자가 순수하게 감탄합니다. 짜증나네요.
 
검은 모자를 쓴 남자:(이..이렇게 된거 말로 제압해볼까요. 어떻게든 물리칩시다.)
 
Julia Page:(아 기절 안한 상태인가요 ㅋㅋㅋㅋ)
우리한테 무슨짓을 한거지? 다 털어놔!
 
검은 모자를 쓴 남자:(ㅋㅋㅋㅋㅋ여기서 기절하면 안돼요ㅜㅋㅋㅋ)
 
Julia Page:말...빨로 조져봅시다
말재주
기준치: 75/37/15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검은 모자를 쓴 남자:" 으으..... 그런 심한 말을 "
 
Julia Page:순순히 다 불어!
 
줄리아의 말빨로 남자가 1d10의 피해를 입습니다.
 
Julia Page:(아오그런)
 
검은 모자를 쓴 남자:
rolling 1d10
 
(
1
 
)
 
 
=
1
아니미친
 
Julia Page:ㅋㅋㅋ
다시 한 번 민첩 회피 대항 해볼까요?
 
검은 모자를 쓴 남자:ㅋ...그럽시다
회피
기준치: 45/22/9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Julia Page:거기서! (남자를 붙잡으려고 애씁니다)
아오 ㅋㅋ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에휴...
 
검은 모자를 쓴 남자:ㅋㅋㅋㅋㅋㅋ
 
Julia Page:ㅋㅋㅋㅋㅋ
 
검은 모자를 쓴 남자:아제발ㅜ
 
Julia Page:해리 도와줘!!
 
검은 모자를 쓴 남자:다이스 편파논란
 
Julia Page:(ㅋㅋㅋ)
 
검은 모자를 쓴 남자:(그래.. 어쩌겠어요 해리라도 나섭시다.
 
Harry Coleman:ㅋㅋ.... 쉬고있어 줄리아.
근접전(격투)
기준치: 40/20/8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
 
Julia Page:꼭 얻어야하는 정보면 잡았다 치고~ 넘어가고
꼭 안얻어도 되는정보면 그냥 넘어갑시다!
 
Harry Coleman:그래요....
이거 디게 쉽게 넘어가는건데ㅋㅋㅋㅋㅋ
 
Julia Page:ㅋㅋㅋ
 
어찌저찌 검은 모자를 쓴 남자를 제압합니다. 몸싸움 끝에 모자가 휙 떨어집니다. 드러난 얼굴엔 간사하고 사악한 작자라고 쓰여있는 듯합니다. 생김새의 문제가 아닙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비열하게 웃는 저 표정 때문입니다.
 
검은 모자를 쓴 남자:“아아! 저주가 성공적이었구나. 제대로 작동했어!”
“이제 나는 스승님을 뛰어넘어, 그 보석을 다스릴 자가 될 거다!”
“모독적인 진실을 모르는 자들아, 너희의 목숨은 내가 유용하게 사용하마.”
“어둠에 깃드는 자이시여! 피투성이 혀이자 야수이시고, 비대한 여인이자 검은 남자이신 나의 신이여! 이 종이 드디어 당신의 유산을 받습니다!”
 
그는 자신의 성공에 도취해 미치광이 같은 소리만 늘어놓습니다. 제대로 된 대화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해리와 줄리아의 불가사의한 상황이 이 작자의 수작이란 겁니다.
 
Julia Page:무슨...소리를 하는거야. 대화가 통하질 않네...
어쨌든 당신이 계속 이 일을 꾸몄다는거지? 빨리 어떻게든 해결해달라고.
모독적인 진실같은 소리하네...
 
검은 모자를 쓴 남자:" 해결방법 따윈 없다! 너네의 목숨을 대가로 내가 보석을 다스릴 일만 남았어.. "
" 너네, 늙어가고 있지? 보아하니 얼마 안 남았군.. 얼마 안 남은 삶을 즐기기나 하라고! "
 
해결 방법만은 연거푸 물어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저주라니,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만……. 실제로 더 불가능한 일을 보았으니 부정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버둥거리던 남자의 몸에서 툭, 무언가 떨어집니다. 낡은 구리 열쇠입니다. [1101]이라고 적힌 태그가 붙어 있는.
 
직원에게 들은 말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이 남자는 체크인한 후, 시종일관 객실에 처박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기간이 무려 1년입니다. 그렇다면 이 저주니 뭐니 하는 것의 작당도 객실에서 이루어졌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제 두 사람이 가야 할 곳은 우리의 객실도, 기차역도, 다른 관광지도 아닌, 남의 객실입니다. 터무니없지만 여름이란 게 원래 그렇습니다.
 
Julia Page:아오
 
Harry Coleman:..자갈 해변은 포기해야겠네.
바로 가볼거지?
 
Julia Page:아 됐다
그러게... 진짜 어이없지만 가봐야겠지...
이번 여행은 완벽한 휴가가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Harry Coleman:괜찮아, 휴가 아직 안 끝났잖아. 해결하고, 원래대로 돌아가서 완벽하게 마무리하자. 해변도 꼭 가고.
 
Julia Page:그래...그러자.
(1101호로 가봅시다)
 
11층으로 가면 1101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문밖에서 보기에는 별다를 것 없이 평범해 보입니다. 열쇠를 사용하면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1101호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음산한 분위기가 풍깁니다. 오래도록 청소하지 않았다더니, 먼지가 자욱하고 온갖 종이며 쓰레기 따위가 방에 뒹굴고 있습니다. 걱정과 달리 일행이라던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방 내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벽, 바닥, 침대가 눈에 띄네요.
 
Julia Page:(바닥을 살펴봅니다)
 
[바닥] 종이와 쓰레기, 잡동사니가 섞여 있습니다. 구겨진 종이, 책, 다 먹은 컵라면, 안경, 이면지, 담요, 직직 그어진 종이, 부러진 나무젓가락, 엎어진 컵…….
 
Harry Coleman:지저분하네.
 
Julia Page:그러게...
뭐 볼만한건 없으려나...?
 
Harry Coleman:뭐라도 건져야 할텐데. 자세히 보자.. (이것저것 들춰본다.)
 
Julia Page:(최대한 쓰레기 같아보이지 않는걸 찾아봅니다)
 
쓰레기같지 않은 것,. 줄리아의 눈에 책이 들어옵니다.
 
[책] 조잡하게 만들어진 일지입니다. 대충 훑어보면 엉망진창의 악필로 보석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 있습니다. 아까 그 남자가 말하던 ‘보석’인 모양입니다. 요약하자면 그것을 어떻게 습득했고,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희생했는가. 그런 내용입니다. 몇 페이지 눈에 띄는 구절이 있습니다.
 
Julia Page:여기 뭔가 중요해보이는... 책을 찾았어.
 
Harry Coleman:이게 뭐야? 일기?..
 
Julia Page:그런가본데, 이 페이지밖에 없는건가?
(조금 더 읽어봅니다)
 
Harry Coleman:뒷장이 있어.
뭐라는거야.. 보석이 피를 불러? 뭐 이런 터무니없는..
 
Julia Page:그리고 다가왔던 사람들을 다 처리해왔다는거야...? 살인자가 맞았던건가...
 
Harry Coleman:일단 이 뒷장도 읽어보자.
 
Julia Page:뒷장이 있구나
세상에....
우리의 생명을 사용해서 보석을 사용하려고 하는거야?
진짜 이게 뭔...
 
Harry Coleman:... 그럼 우리 얼굴이 오늘만 상태가 나쁜게 아니라 실제로..
 
Julia Page:늙어가고있다는거겠지.... 이걸 되돌릴 수 있는걸까..?
음... 일단 시도는 해봐야지. (다음장은 없나요?)
 
Harry Coleman:그 남자도 해결방법은 없다고 했지만..
 
뒷장은 빈 페이지입니다.
 
Harry Coleman:다른 곳도 살펴볼까
 
Julia Page:(침대를 살펴볼게요)
 
아무렇게나 구겨진 이불과 베개가 보입니다.
 
침대 아래엔 보석함이 숨겨져 있습니다. 안에 든 것은 푸른 보석입니다. 다이아몬드나 사파이어와는 전혀 다릅니다. 물처럼 울렁거리지만, 전혀 다른, 고차원적인 무언가를 담고 있습니다. 아름답다기보단 기괴할 지경입니다. 이성 판정(0/1).
 
Julia Page: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Harry Coleman:(열)
 
Julia Page:이열
실체를 아는데 뭐가 무서워. 흥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귀여워ㅜ)
 
일기의 내용에 따르면 ‘그 마법’이 줄리아와 해리의 세월을 급격하게 갉아먹고 있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안에는 온갖 종이가 흩날리고 있어 어떤 것인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Harry Coleman:[자료조사 판정]
 
Julia Page: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으음...
모르겠네
 
Harry Coleman:
자료조사
기준치: 20/10/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Julia Page:(ㅋㅋ)
 
Harry Coleman:(ㅋㅋㅋ)
 
Julia Page:(한.번.더)(한.번.더)
 
Harry Coleman:(한번더하자)
자료조사
기준치: 20/10/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Julia Page: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아오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요..)
 
Julia Page:아까 67나온거에서
행깎할게요
17행깎
 
Harry Coleman:(오잉? 그럼 50인건가요)
 
Julia Page:넹! 행운 깎아서 성공하게 만들게요
 
Harry Coleman:꺅 좋아요!
 
구겨진 종이, 버려진 종이, 찢어진 종이, 온갖 종이를 들춰보던 중 주문 「운명의 수레바퀴」를 발견합니다.
 
Julia Page:이거..... 뭔가....
 
남자의 말대로 주문은 해주할 방법이 없다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Julia Page:주문이 중간에 파기되면 없던일이 된다고 적혀있는데?
 
Harry Coleman:그렇네. 중간에 주문이 파기되려면..
 
Julia Page:....근데 이거를 우리한테 했다고 한거지?
(머리를 ㅋㅋ 짚 ㅋㅋㅋ)
 
Harry Coleman:(ㅋㅋㅋㅋㅋㅋ) 그런거겠지.
 
Julia Page:사랑은 자력으로 끝낼수 없다고 적혀있는데.... 그럼 어떡하지...?
 
Harry Coleman:[지능판정해볼까요....제발성공]
 
Julia Page: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극단적다이스
 
Harry Coleman:
 
정말로 해주할 수 없다면 패널티가 쓰여있을 리가 없습니다. 다시 읽어보세요. 사랑을 끝내면 벗어날 수 있다는 거 아닌가요? 강제로 끝낼 수만 있다면.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 마음인 건 차치하고요.
 
옆의 빛바랜 종이가 눈에 띕니다. 이것만은 직접 쓴 게 아닙니다.
 
오래된 기사의 스크랩입니다. 10년도 더 전에 발행된 것 같습니다. 어떤 사건을 제보한다기보단, 신문 귀퉁이에 쓰인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타달린에는 불로불사의 샘이 있다?〉. 숲에서 들어본 그 샘의 전설이 적혀 있습니다.
 
Julia Page:아, 그 숲에있던 샘 말하는건가?
 
Harry Coleman:그냥 설화가 아니었던 건가?
 
Julia Page:그런...가봐? 얽힌 나무는 우리가 봤던 그걸 얘기하는거겠지?
 
Harry Coleman:아, 연리지.
 
Julia Page:백조, 거문고, 독수리 별 같은게 나오는걸 보니까... 별자리를 보고 찾아가야하는건가봐.
 
Harry Coleman:맞네. '백조에서' 면 나무에서 출발하는 건가.
 
Julia Page:바로 내려가보자. 숲은 바로 이 뒤였지?
 
Harry Coleman:응. 가보자.
 
Julia Page:(숲으로 향합시다)
 
다시, 연리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Harry Coleman:..불로불사가 아닌, 망각의 샘이었어.
 
Julia Page:그러게말이야....
자신이 늙었다는걸 잊어버린걸까?
 
Harry Coleman:..널 잊는 거겠지. (고개를 돌려 줄리아를 바라본다.) 너도 날 잊을 테고.
 
Julia Page:음.... 그렇겠지.
살려면 어쩔 수 없는거니까.
 
망각의 샘물을 마신다면 분명히 모든 걸 잊을 수 있겠죠.
 
이 여름의 풋사랑마저 그럴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상대를 사랑할 수는 없을 테니, 주문 또한 중간에 파기될 것이고요. 그렇다면 전부…… 없던 일이 됩니다.
 
이미 굴러가기 시작한 운명의 수레바퀴를 멈출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버려진 기찻길에서 나눈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지금 우리는 서로의 인생을 바꿀 선로의 교차점에 서 있으니까. 굴러가기 시작한 바퀴를 멈출 수 없다면, 그래서 그 끝이 잘못된 종착역이라면, 선로를 바꿔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지는 가운데 쿵쿵, 심장은 여전히 뜁니다.
 
해리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사이 한 폭 더 늙은 모습입니다. 노인이 되기 직전의 얼굴. 머리카락은 빛이 바래 희끄무레한 색을 띱니다. 깊어진 주름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토록 재촉하고 있는데.
 
그래도 가슴에서 일렁이는 것은 사랑입니다. 비상식적인 사랑은 이성을 잡아먹고 목숨을 갉아먹으며 이미 이만큼 자라 버렸습니다.
 
Harry Coleman:[마지막으로 정신력 판정합니다.
 
Julia Page: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오)
 
Harry Coleman:아깐 그렇게 안나오던게
 
Julia Page:(정신력만 성공하네....)
 
아지랑이 같은 이 여름의 사랑을 잊을 수 있다면, 우리는 무사할 텐데. 선뜻 말할 수 없는 건 지독히도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러나 먼저 말하는 건 해리입니다.
 
Harry Coleman:첫눈에 반했다는 말을 믿어?
 
Julia Page:.... 글쎄....
원래는 안믿었었는데 말이야.
 
Harry Coleman:원래는? 그럼 지금은. (작게 웃는다.)
 
Julia Page:지금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애매하게 말하는것도 원래는 내가 되게 싫어하는건데, 애매하게 말하게되네 자꾸.
 
Harry Coleman:하하, 너 답다. 뭐.. 그렇게라도 말해주는게 다행인가.
난.. 나는 믿어. 이 여름에 더워 죽겠는데도, 우연히 너와 손이 닿았을 때, 정말 놓기 싫었거든.
그러니 아주 멍청한 질문을 할게.
우리가 또, 서로에게 반할 수 있을까?
 
우리가 서로에게 첫눈에 반할 확률을 구하시오.
 
이성적인 답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0에 수렴할 겁니다. 그 많은 사람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서로를 발견하겠어요. 발견한들 또다시 손을 스치겠어요? 손을 스친들 다시 한번 가슴이 설레겠어요?
 
전부 잊어버린 후 다시 반할 확률은 더 낮습니다. 이 한 번도 기적이 아니라 악당의 수작이었는데, 두 번이 가능할 리가 없습니다.
 
애석하게도 줄리아와 해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 사랑을, 잊어도 괜찮을까요?
 
Julia Page:잊어서 살아야지 다시 만나기라도 하지. 일단 이 저주를 풀고 다시 생각하자.
 
Harry Coleman:네 말이 맞아. 다시 보게 될 테니까.
 
저 너머로 뉘엿뉘엿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사랑보다 붉은 해가 바다로 투신합니다. 모든 불씨가 꺼지면 잿더미와 같은 밤이 올 겁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바스락, 바스락. 나뭇잎을 밟는 소리를 내며 두 개의 걸음이 나란히 걷습니다.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가 먼발치에서 울어댑니다. 귓가에 이명이 도는 것 같습니다. 함께 걷고 있을 뿐인데 심장이 요란하게 뛰기 시작합니다. 쿵, 쿵, 쿵, 쿵. 누구의 것이라고 구별할 수 없는 박동이 교차합니다.
 
손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잡아서는 안 된단 생각이 듭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것처럼 빈손이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산길을 걷습니다. 올라갈수록 인기척은 줄고 나뭇잎만 무성합니다. 세계에 덩그러니 둘만 남은 것처럼.
 
얼마나 걸었을까, 정상에 다다랐는지 평평한 공터가 펼쳐집니다. 이미 와본 곳입니다. 풀꽃과 잡초가 전부인 그곳에, 두 그루의 나무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손을 잡은 두 사람처럼 사이좋은 나무입니다. 언젠간 그 모양이 우리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감상적인 생각은 그만둘까요. 갈 길이 바쁘니까요.
 
연리지에서부터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가 있는 방향으로 D100걸음, 거기서 다시 거문고자리의 베가가 있는 방향으로 D100걸음을 걸으면 망각의 샘, 레테에 도착합니다.
 
줄리아 완전 칼이야 이모가 걱정이 안돼 (GM):[줄리아와 해리가 한 번씩 d100 굴려주세요.]
 
Julia Page:59
 
Harry Coleman:
rolling 1d100
 
(
36
 
)
 
 
=
36
 
걷는 동안 길인 곳과 길이 아닌 곳이 번갈아 등장합니다. 59걸음을 우선 걷자, 커다란 바위가 보입니다. 부러 조각한 것도 작정하고 세워둔 것도 아닌데 비석처럼 우뚝 서 있습니다. 얼핏 보면 독수리를 닮았습니다.
 
거기서 다시 36걸음을 걸으면……
 
물소리가 들립니다.
 
하늘은 창포꽃 색으로 물들었는데, 그 샘은 선명한 새벽이슬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푸르스름한 보라색을 띤 제비꽃이 샘물을 마시고 모든 걸 잊은 채 생생히 피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피어난 꽃송이가 들판에 널려 있습니다.
 
샘의 근처엔 제비꽃만 무성합니다. 목을 축이는 동물도 수면에 발을 담근 식물도 없습니다.
 
“한 모금 마시면 제비꽃 향기가 나고 사흘의 피로를 잊게 된다.”
 
샘물을 두 모금 마시면 장미꽃 향기가 나고 삼 년의 피로를 잊게 된다.
 
샘물을 세 모금 마시면 라일락 향기가 나고 삼십 년의 피로를 잊게 된다.
 
고작 한 모금이면 됩니다.
 
선택까진 한 걸음 남았습니다.
 
Harry Coleman:(널 돌아본다.) 또 보자.
 
Julia Page:그래.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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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스미스에서의 세 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눈을 뜨면 옆자리엔 아무도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휴가를 맞아 홀로 훌쩍 떠난 여행길이었는 걸요.
 
체크아웃을 위해 짐을 정리하다 보면 이상한 점을 눈치챕니다. 컵도 포크도 그릇도 두 개씩 사용했던 흔적이 있거든요. 혼자서 2인분이나 먹어 치웠던 걸까요? 지난밤에는 제법 배가 고팠던 걸지도 모릅니다.
 
잠에서 덜 깬 탓인지 휴가 내내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모호합니다. 호텔이 너무 편안해서 사흘 동안 꼬박 잠만 잔 것 같습니다. 해바라기밭이 유명하다고 했는데…….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음식도 맛있다고……. 그러나 어째선지 아쉽지는 않습니다. 음, 그러게요. 이게 제일 이상했어요.
 
프론트에 들려 키를 반납하면 직원이 웃는 얼굴로 묻습니다.
 
??:“즐거운 여행 하셨어요?”
“모르는 분과 방을 쓰느라 많이 불편하셨죠. 그래도 다행이에요, 마지막 날에는 방이 비어서. 기차를 오래 타야 하는데, 잠자리가 불편하면 안 되잖아요.”
“참, 이건 사과의 의미로 드리는 1박 티켓이에요. 다음에 또 이용해 주세요!”
 
모르는 사람과 방을 썼다니, 정말로 기억에 없는 일입니다.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착각한 게 아니냐고 물어도 고개를 젓습니다. 오히려 당신에게 기억나지 않는 거냐고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먼저 체크아웃한 분도 기억하지 못하시던데…….”
 
말하고 싶지 않으신 거라면 그러셔도 된다고, 직원이 말꼬리를 흐립니다. 기다란 종이봉투에 담긴 티켓을 건네받습니다. 기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호텔 스미스에서 나오면 어딘가 다른 공기가 느껴집니다. 높이 매달린 시계의 시침이 막 10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오전 10시 30분 기차니 넉넉할 것 같습니다. 고개를 들면 흰 뭉게구름이 양 떼처럼 뭉쳐 다니는 하늘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제 갈 길을 찾아 떠납니다.
 
다행히 줄리아가 묵은 호텔 스미스는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입니다. 좀 덥지만, 습하진 않아서 걷기도 괜찮은 날씨죠. 울퉁불퉁한 좁은 도로를 따라 걸으면, 삐걱거리는 낡은 역사가 보입니다.
 
출발할 때 돌아오는 차편까지 예매해뒀으니 시간이 넉넉합니다. 표를 확인하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빳빳한 기차표와 함께 작은 종이가 딸려 나옵니다.
 
어떤 남자의 사진입니다...만, 이상하네요. 누구의 사진인지 알 턱이 없습니다.
 
심지어 사진은 역광을 받아 실루엣만 남아있습니다.
 
덜컹, 덜컹, 덜컹. 기차가 떠나는지 바닥까지 흔들립니다.
 
왠지 신경 쓰입니다. 어쩐지 낯익은 사람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같은 방을 썼다던 그 사람? 왠지 마음이 싱숭생숭하게 흔들립니다.
 
그래도 인제 와서 찾을 방법이 있을 리 없습니다. 이미 타달린을 떠났다고 했으니까요.
 
싱숭생숭한 마음을 갈무리하고 역으로 내려가면 평범한 기차역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미 들어온 기차가 출발한 준비를 마치고 있습니다. 줄리아의 기차는 이다음 차편입니다. 사람들은 바삐 짐을 싣고 몸을 태우며 떠날 준비를 합니다.
 
역무원이 사람들이 다 탄 것을 확인하고 기차의 옆면을 두들깁니다. 그때, 누군가 역의 계단을 시끄럽게 뛰어 내려옵니다.
 
“큰일났네, 잠시만요!”
 
그러나 기차는 이미 출발했습니다.
 
놓친 캐리어만 부서질 듯 계단을 구릅니다. 설상가상으로 입구가 열려 팸플릿, 기차표, 열쇠나 자잘한 소지품이 이리저리 쏟아져 엉망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당신의 발치에 굴러옵니다.
 
물건을 주우며 쫓아오던 남자가 시선을 듭니다. 당연한 순서로 당신과 눈이 마주치고…… 강렬한 기시감을 느낍니다. 그다음 말이 나온 건 아주 자연스러운 순서였습니다.
 
Harry Coleman:"....."
“ 우리 어디서 본 적 없어요? ”
 
예측불허의 운명은 폭풍처럼 우리를 휩쓸고 지나갑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더라도.
 
1960. 06. 29, 타달린 기차역에서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운명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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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2. 예측불허 운명론
 
줄리아, 해리 생환.
 
두 사람은 다시 만납니다. 해리가 기차를 놓친 탓에 돌아갈 때도 함께 가야겠네요. 이번에는 심지어 옆자리입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다시 반할 확률을 구해봅시다.